국내 최대 게임관련 행사 ‘지스타 2019’가 또 다시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올해 행사에서는 다양한 e스포츠 행사를 현장에서 직접 진행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흥행 우려 불식…역대 최대규모로 폐막 = 올해 지스타는 개막 이전부터 흥행이 저조할 것으로 점쳐졌다. 지난해까지 매년 최대 규모로 참가하던 넥슨이 불참을 선언하고, 게임 산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침체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사의 신작 게임 출시까지 축소되며 흥행기록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넷마블과 펄어비스 등 국내 대형 게입업체들은 잇따른 신작 발표를 통해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배틀그라운드 등 e스포츠 대회장에는 게임을 실제로 즐기는 유저들과 e스포츠 선수들의 팬들까지 합쳐지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로 인해 흥행기록 역시 지난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지스타는 36개국 691개사가 참여하는 가운데 3208부스 규모로 개최됐다. 이는 지난해 2966부스보다 8.2% 성장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것이다. 관람객은 셋째날까지 누적 18만2902명을 기록해 지난해 총관람객 23만5000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 = 올해 지스타는 관람객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 ‘시연’과 직접 e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관람’으로 나뉘었다.
우선 넷마블은 시연대를 마련하고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A3: 스틸얼라이브’,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등 4종의 신작을 플레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코스프레&퀴즈쇼, BJ 30인이 참여하는 ‘A3 배틀로얄’ 등 각 게임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펄어비스는 200부스 규모로 참가해 참가사 중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됐다. 펄어비스는 지스타에서 신작발표회를 열고 ‘쉐도우 아레나’, ‘플랜 8’, ‘도깨비’, ‘붉은 사막’ 등 신작 4종을 공개해 관람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또 최근 한글화 서비스를 시작한 ‘이브 온라인’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해 이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그라비티 역시 총 80대 가량의 시연존을 마련하고 미공개 신작 8종을 선보였다.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신작 시연대는 전면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최대한 많은 인원이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TV는 한국과 중국, 동남아의 BJ들이 참가해 배틀그라운드 대결을 펼치는 '아시아 인플루언서 e스포츠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6개국이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관람객들이 자리를 모두 채우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등도 많은 인원이 현장을 찾아 생중계를 진행하며 지스타를 방문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게임 축제의 현장을 전했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VR·AR게임 부족해 =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스타이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에서 출시한 게임은 모두 모바일 게임으로 플랫폼 편중화가 심각해졌다는 우려다. 지스타 개막 전날 진행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가 대상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르며 PC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지켰을 뿐이다.
게다가 과거 지스타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VR게임이 크게 축소돼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3년 전인 지스타 2016에서는 ‘모든 관람객이 VR기기를 착용하고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VR게임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지스타 2019에서는 드래곤플라이가 VR콘텐츠 ‘매직아레나’를 공개했을 뿐, 수많은 모바일 게임에 비해 VR게임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VR·AR 게임이 차세대 게임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의 인식은 모바일 게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라며 “게임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VR·AR 게임 육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