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낙관론 속 ‘홍콩’이 변수로

입력 2019-11-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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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합의 서명 기대 속에 글로벌 증시 상승세 이어가…미국 의회 ‘홍콩인권법안’ 통과로 협상 꼬일 수도

▲홍콩이공대 주변에 배치된 한 경찰 차량이 18일(현지시간) 새벽 화염에 휩싸여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미·중 무역 합의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수개월째 시위가 계속되는 홍콩이 협상의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이하 홍콩인권법안)’을 추진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던 막판 미·중 무역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서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이 장관급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만8000선을 돌파했다.

무역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로 18일(현지시간) 아시아증시도 뉴욕증시의 호조를 이어갔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후 2시 5분 현재 전일 대비 0.26% 올랐고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53% 상승했다. 심지어 홍콩증시 항셍지수도 1% 오르고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의회의 ‘홍콩인권법안’ 통과로 미·중 무역협상이 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인권법안은 홍콩에서 부당한 구속 등 인권 침해가 있으면 관세와 비자 발급 등 미국이 홍콩에 대해 부여한 특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미 미 하원이 지난달 중순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가운데 상원도 이르면 이날 표결에 들어가 가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법안이 상·하원 가결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성립하면 중국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 확실하다. 이는 최종 합의로 접근하는 1단계 무역협상을 좌초시킬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난해 중국과 무역 전쟁에 돌입했지만, 의회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홍콩인권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미국은 홍콩 시민의 분투를 전 세계 자유 진영이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낼 필요가 있다”며 조기 표결을 촉구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중국에 대한 강경책을 주문하고 있어서 홍콩인권법안은 미 여야를 넘어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미·중 갈등이 무역 불균형 문제에서 하이테크 분야의 패권 다툼으로 전선이 확대된 가운데 미 의회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새로운 대중국 제재의 길을 열게 되면 중국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미국 의회가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키면 우리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또한 중국과의 대결 자세를 더욱 선명하게 할지, 아니면 조기에 1단계 무역 합의를 성사시켜 금융시장의 안정을 가져올지를 놓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 대한 홍콩의 항의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충돌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전날도 홍콩이공대에서 경찰이 몇 주째 점거 농성을 벌이는 시위대 진압에 나서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충돌이 일어났다. 홍콩 경찰 1명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아 다쳤다. 경찰은 실탄 발사는 물론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라는 최첨단 진압 장비까지 동원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까지 휴교 조치를 연장해 교육 현장에서의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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