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다음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이스탄불’이 12월 4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이미 예상치 못한 기술적인 문제로 여러 번이나 연기된 이후라 이번엔 제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담달 코인’의 오명 = 사실 이스탄불 업그레이드는 9월 4일 적용 예정이던 이더리움개선제안(EIP) 중 일부가 문제있다고 판단하고 10월 초로 미뤄진 후, 다시 11월, 12월로 연기됐습니다.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10월 연간 최대 행사인 ‘데브콘5(Devcon5)’ 전후로 이스탄불 업그레이드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연기됐죠.
이더리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연기됐기 때문에 무덤덤하게 지켜보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에는 업그레이드가 미뤄지면, 이더리움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떠들썩했지만, 지금은 한두 달 연기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이더리움이나 블록체인뿐 아니라 어느 IT분야든 개발 일정이 한두 차례 수정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이젠 연기가 일상이 돼버린 상황입니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11월에도 콘스탄티노플 업그레이드가 연기돼 올해 2월로 미뤄졌죠. 이더리움이 처음 나올 때도 수차례 연기하면서 커뮤니티가 속앓이를 했다고 합니다.
◇일정 연기의 혹독한 댓가 ‘발행량’ = 이스탄불 업그레이드에는 새로운 암호화 기술과 전송 수수료를 최적화하기 위한 기능, 보안성 향상 등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개발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나,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사용자는 큰 변화를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더리움이 몇 년간 연기되면서 사용자들이 알게 모르게 발생한 피해가 있죠. 발행량이 최초 예상치보다 초과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더리움은 처음 백서상 약 1억 이더(Ether)에 근접한 만큼 발행 후 연간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빙하기(채굴이 불가능한 상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2017년 빙하기가 왔어야 했다는 것이죠.
2017년 예정했던 지분증명(PoS)과 다른 업데이트가 미뤄지면서 빙하기도 함께 연기되고 있는데요. 이더리움은 1억860만여 이더(ETH)로 860만여 개가 초과 발행됐습니다. 코인의 희소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좋아할 투자자는 없겠죠. 다만 블록 보상을 꾸준히 낮추면서 커뮤니티의 불만을 잠재우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2.0’은 내년 1분기 = 이스탄불 업그레이드 다음 일정인 ‘이더리움 2.0’은 내년 1분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대니 라이언은 최근 이더리움 2.0과 관련된 다른 개발과 함께 새로운 샤딩 제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했습니다. 라이언은 샤드 체인 수가 1024개에서 64개로 감소하면 체인의 계산량은 감소할 수 있지만, 데이터 가용성 측면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더리움 2.0의 ‘0단계’가 1월 3일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라이언은 1월은 이르다며 1분기 내 적용을 예상했습니다.
이더리움 2.0이 시작되면, 서서히 발행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채굴 방식인 작업증명(POW)과 향후 전환될 지분증명(POS)이 1~2년간 공존한 후, 완전히 지분증명 방식으로 바뀔 예정인데요.
지분증명 방식에선 채굴에 막대한 전기와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보상이 급격히 줄어든다고 합니다.
저스틴 드레이크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은 지금의 10분의 1 수준으로 발행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전송수수료를 소각하는 업그레이드(EIP-1559)도 계획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