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서비스 경쟁력 우위 확보 위해 편의점 이어 대형마트도 배달 앱과 협업...주문 플랫폼 확장ㆍ비용 절감 등 효과 기대
전통 유통업체들이 배달 서비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배달 전문업체와 속속 손잡고 있다. 그간 온라인 주문 플랫폼이나 배송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편의점 등의 유통채널이 이커머스 등과 경쟁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으나 이번에는 자체 주문 플랫폼과 배송 시스템을 갖춘 대형마트까지 배달 앱과 협업하면서 배달 서비스 무한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딜러버리히어로의 배달앱 ‘요기요’를 통해 일부 점포에서 PB(자체상표) 피자인 ‘치즈앤도우’의 즉시 배송을 테스트하고 있다. 해당 점포는 서울 서초점과 중계점, 금천점, 울산점, 칠성점, 목포점 등 총 6곳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이 ‘요기요’ 앱을 통해 입점한 롯데마트의 피자를 주문하면 배송기사가 피자를 배달하는 방식으로 일부 점포에서 시범 삼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슈퍼체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최근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장보기 즉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해당 점포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봉천점과 신길3점, 북가좌점, 개봉점 등 4개 점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반경 1.5㎞ 고객은 한 시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대상 상품은 간편식과 가공식품, 신선식품 등 400여 종이다. 홈플러스는 서비스 운영 과정을 점차 개선해 운영 점포를 늘려갈 방침이다.
이마트는 이미 10월부터 물류 스타트업 ‘나우픽’을 통해서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강서 양천구를 대상으로 PB상품인 ‘피코크’를 배달하고 있다. 다만, 점포 제품을 바로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와 차이가 있다. 이마트가 ‘나우픽’에 피코크 상품을 도매가에 공급하면 ‘나우픽’은 직매입한 상품을 물류센터에 보관했다가 주문 즉시 오토바이로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유통업체와 배달 앱과의 협업은 편의점 CU가 3월 ‘요기요’와 시범 서비스를 도입해 4월 정식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시작됐다. 도입 2개월 만에 배달 서비스 건수는 8배가량 치솟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도입 초창기 먹거리 위주였던 대상 품목도 생필품 등으로 확대했다.
GS25도 올해 3월 요기요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본격화해 현재 10개 점포에서 368개 품목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도입 후 6개월이 지난 10월 현재 매출이 2838%나 늘며 흥행을 거뒀다. 미니스톱도 ‘요기요’와 ‘바로고’ 등과 함께 7월부터 사당역점과 봉천역점, 여의도 IFC점, 강남센터 등 4곳의 직영점에서 배달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편의점의 경우 자체 배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전문 배달 서비스 업체의 플랫폼을 빌릴 수밖에 없다지만 대형마트까지 배달 전문업체의 힘을 빌리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배달 서비스의 경쟁력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자체 배송망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배송 시간 등에 제약이 따른다. 1시간 이내 서비스가 어려울뿐더러 늦은 밤 배달도 불가능하다. 대신 배달 앱을 활용하면 플랫폼 확장, 비용 절감, 홍보 효과 등이 기대된다. 특히 유통업체로서는 협업을 통해 배달 앱의 가입자를 고객으로 끌어모으며 확장할 수 있다. 현재 배달 앱 선두업체인 ‘배달의민족’ 누적 가입자는 10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이에 따른 마케팅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도 처음에는 삼각김밥과 도시락 등만 배달하다 현재는 생필품 등으로 품목을 늘렸다”면서 “대형마트의 배달 품목도 차차 대상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