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마이너스'에…GDP디플레이터 3분기 연속 하락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설비투자와 연구ㆍ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ㆍ소득 공제확대와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개별소비세 인하 같은 ‘경기진작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디플레이션 가능성 점검과 분석’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개월 연속 0%대 수준에 머물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5년 이후 올해 9월(-0.4%)이 처음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34개국 중 최저치다.
한국 다음으로 포르투갈과 그리스가 -0.1%, 스페인과 스위스가 0.1%, 일본이 0.2%, 이탈리아가 0.3% 등으로 낮았다.
올해 1월에서 9월을 기준으로 하면 상승률은 0.4%였다. 그리스(0.3%), 포르투갈(0.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뒤로는 일본과 스위스가 0.5%, 이탈리아가 0.7%, 덴마크와 스페인이 0.8% 등 순이다.
GDP 디플레이터도 지난해 4분기 -0.1% 줄어든 뒤 올 1분기 -0.5%, 2분기 -0.7% 등 감소했다. 3분기 연속 하락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GDP 디플레이터란 실질 GDP를 명목 GDP로 환산하기 위한 지표다. 종합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낸다.
2015년 이후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관계에서도 최근 저성장ㆍ저물가 현상의 심화를 읽을 수 있다고 한경연 측은 분석했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은 2015년 2.8%, 0.7%, 2016년 2.9%, 1%, 2017년 3.1%, 1.9%로 각각 동반 성장했지만, 지난해부터 동반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2.7%, 1.5%로 줄어든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은 올 3분기까지 1.9%, 0.4%로 감소폭이 더 커진 상황이다.
디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GDP갭률은 2013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그 크기가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하고 있다.
GDP갭률 추이를 보면 2010년과 2011년 1.6%, 1.4%에서 2012년 0%로 떨어졌다. 2013년, 2014년 -0.6%, 2015년 -1.1% 등 계속 감소하다 올해 -2%까지 내려앉았다.
GDP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잠재 GDP로 나눈 비율이다. 양의 값이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음의 값이면 디플레이션 압력을 의미한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한경연은 디플레이션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를 막기 위해 한경연은 종합적인 경기 진작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부양 정책 패키지로는 기업의 설비투자와 R&D 투자에 대한 세액ㆍ소득 공제확대와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간 인상한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을 한시적으로라도 인상 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도 언급했다.
아울러 경직적인 노동규제와 민간의 창의적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고 한경연 측은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저물가 양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동반 하락 속도가 생각보다 가파르다”며 “투자와 소비 관련 세제 인센티브 확대 및 한시적 감세, 노동규제를 비롯한 경직적 규제의 개혁 등 경제주체 심리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