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급백화점에서 아웃렛까지 주요 유통업체들이 부동산 자산 유동화에 나서면서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전날 천안 센터시티점 건물 매각과 관련해 코람코자산신탁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해당 건물을 리츠 형태로 매입하게 되며 한화갤러리아는 천안점을 매각 후 재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 형태로 영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매각가는 3000억 원대 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광교점 시공 비용 충당과 신규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수원점을 1100억 원대에 미래에셋대우·태영건설·서울디앤씨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패션사업, 광교점 오픈 등 신규사업 투자 및 유동성 확보 방안의 일환으로 세일앤리스백 형태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이마트는 8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올해 말까지 13개 대형마트 점포를 매각해 약 1조 원에 매각하는 방침을 정했다. 이마트는 158개 점포(할인점 142개, 트레이더스 16개) 중 자가 점포가 135개(85.4%)로, 자가점포 비율이 경쟁사(50∼60% 정도)보다 높은 수준이었는데, 점포 중 일부를 매각해 실탄 장전에 나선 것이다.
롯데 역시 보유 부동산을 처분해 ‘실탄’을 확보하기로 하고 그룹 차원의 부동산 위탁관리 회사인 롯데리츠를 신설했다. 이후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비롯, 백화점·마트·아울렛 10개 점포 부지 63만8779㎡(약 19만 평)를 롯데리츠에 넘기고 롯데쇼핑은 리츠 지분 50%와 1조629억 원을 확보했다. 롯데리츠는 지난달 말 상장했다. 이와 별개로 흥행 실패로 코스피 상장 계획을 한차례 철회했던 홈플러스리츠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유통업체들의 부동산 유동화 움직임이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통업은 인구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강력한 유통업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금융 관계자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소유하던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건물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면서 “특히 일부 회사는 향후 건물을 되살 수 있도록 우선 매수 협상권을 걸어놓고 세일앤리스백 형태로 매각하면서 일시적 자금 확보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