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챙긴 제약업체 간부 구속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둘러싼 담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뒷돈을 주고받은 제약업체 간부와 도매업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NIP는 결핵예방용 BGC 백신 등 법에 따라 필수로 지정된 예방접종 비용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구상엽 부장검사)는 20일 한국백신 본부장 A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담합에 참여한 도매업체에 물량 공급을 원활히 해주는 대가로 2억 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뒷돈을 건넨 혐의 등으로 의약품 도매업체 운영자 B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전날 B씨를 배임증재와 입찰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체포해 조사한 뒤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B씨는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해 A씨를 비롯한 제약업체 경영진에 리베이트 명목으로 뿌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B씨가 한국백신의 BCG 백신 등을 국가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다른 도매업체들과 담합을 벌인 사업 규모가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한국백신을 비롯해 유한양행ㆍ광동제약ㆍ보령제약ㆍGC녹십자 등 제약업체들이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워 조달청에 백신을 공급하면서 물량이나 가격을 짬짜미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백신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일명 불주사로 불리는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을 중단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한국백신은 2016년 주력제품인 경피용 BCG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자 이듬해 피내용 BCG 백신 수입을 중단했다.
공정위는 정부가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을 지원하느라 140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보고 한국백신과 최모 대표 등을 5월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결핵뿐 아니라 자궁경부암ㆍ폐렴구균 등 백신 공급사업 과정에서 담합을 벌인 정황을 잡고 13일 한국백신 등 제약·도매업체 10여 곳을 압수 수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