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핵 공개청문회 일정 마무리…트럼프 측에 불리한 증언 쏟아져

▲ 피오나 힐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정보위원회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예정된 공개 청문회 일정은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에 불리한 증언들은 마지막 날까지도 속출했다. 이날을 끝으로 2주간 진행됐던 공개청문회 일정은 우선 일단락 됐으며, 향후 추가 일정이 잡히거나 탄핵 추진을 위해 다음 단계를 밟게 될 예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은 피오나 힐 전 국가안보회의(NSC) 유럽·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과 데이비드 홈즈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의 정무참사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힐 전 국장은 “이 위원회에 있는 분들 중 일부는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믿는 듯 하다”며 “이건 러시아 보안기관에 의해 자행되고 전파된 허구적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트럼프 쪽 일각의 음모론을 지적한 것이다. 공화당 일각에서 지속해서 제기되던 이 주장은 이번 청문회에서도 데빈 누네스 공화당 간사 등 여러 공화당 인물들에 의해 거론된 바 있다.

아울러 힐 전 국장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가 트럼프의 ‘국내 정치 심부름’(domestic political errand)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선들랜드가 단순히 공식 외교 채널로 활동했던 게 아니라 트럼프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선들랜드는 국내 정치적 심부름에 관여하고 있었고 우리는 국가안보 외교 정책에 관여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증인인 홈즈 참사관은 트럼프의 개인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우크라이나 외교에 개입해 주도한 정치적 의제로 인해 업무의 우선순위가 흐려졌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홈즈 참사관은 이날 선들랜드를 수행해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당시 트럼프가 선들랜드에게 전화로 바이든 수사에 관해 물은 것을 들었다는 비공개 증언을 확인하면서, 통화가 끝난 후 선들랜드가 자신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큰 일’(big stuff)에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압박하기 위해 원조를 보류한다는 ‘명백한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에 따르면 현재 하원 정보위는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이 는 법사위가 트럼프에게 어떤 조항을 적용해 탄핵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권한 남용 △사법 방해 △의회 조사 방해 및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위한 투표를 크리스마스까지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