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계열사들이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던 기조를 바꿔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계열사들이 자산유동화를 꾀하고 있다. 21일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지분매도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최대 4.99%를 향후 1년 내 넷플릭스에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또 다른 자회사 CJ헬로 매각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통과하는 등 합병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과기정통부 승인까지 마치면 LG유플러스로부터 매각 대금 8000억 원을 받게 된다.
CJ ENM은 부채비율이 증가하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3분기 기준 CJ ENM의 단기차입금은 84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6927억 원에서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105%로 전년 동기 97%에서 증가했다.
CJ ENM은 CJ헬로 매각으로 현금이 유입될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체결로 콘텐츠 판로를 확보하고 제작비 부담을 줄이게 됐다. 향후 지분 매각에 따른 추가 현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CJ CGV도 해외법인을 매각해 자본을 확충했다. 18일 CJ CGV는 중국 및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합하고 해당 법인의 지분 23%를 MBK파트너스-미래에셋대우PE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3336억 원을 확보했다. 이를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3분기 기준 722.9%에서 444% 수준으로 낮아진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자본확충은 재무안정성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이벤트”라고 판단했다.
미국 쉬완스 등 해외 M&A를 이어온 CJ제일제당도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유휴부지 10만5762㎡를 매각한다.
이들이 잇달아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M&A 등으로 몸집을 키우는 사이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건전성에 위험 신호가 감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그룹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익성 개선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지난해 12월 스웨덴 방송 배급사 에코라이츠를 인수한 바 있다. 아울러 콘텐츠 제작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CJ CGV는 영화관의 공격적 출점을 이어온 가운데 해외법인의 수익성 문제가 제기됐다. CJ제일제당은 최근 2년간 미국 쉬완스, 독일 마인프로스트, 베트남 민낫푸드 등을 비롯한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차입금이 늘었다.
이에 CJ 게열사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언급됐다.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AA)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CJ CGV(A+)에 대해서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편 최근 분할을 진행한 올리브영은 시장에서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올리브영 매각설은 재무구조 개선보다는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CJ 측은 올리브영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