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6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선 가운데 종목별 투심이 엇갈리고 있다. 순매도 상위 종목 대부분이 지수에 높은 비중으로 포함된 만큼 패시브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총 3조503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조2989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SK하이닉스(3293억2370만 원), 셀트리온(2228억9194만 원), KT&G(1534억1424만 원) 등이다.
외국인이 이들을 순매도한 가장 큰 이유로는 지수가 꼽힌다. 실제 외인 매도 종목은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종목 위주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등 비중이 높다”며 “지수를 팔게 되면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종목을 팔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털(MSCI) 지수 등 코스피 시장을 추종하는 지수가 변경되면서 이와 관련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SCI 신훙국시장(EM) 지수 내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4%에 달한다. 해당 지수 관련 상품을 매도하면 자금이 대거 빠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또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에 관한 외인 매도세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노 연구원은 “이날 외국인이 전기전자 업종을 목표로 더 많은 물량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론적으론 차익실현 매물 등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카카오로 1653억3012만 원을 순매수했다. 또 F&F 705억2887만 원, 삼성바이오로직스 584억5950만 원, 우리금융지주 444억3683만 원 등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약ㆍ바이오 업종에서 외국인 투심이 갈렸다. 이날까지 외국인은 헬릭스미스를 432억8202억 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네패스(218억6528만 원), 국일제지(199억1297만 원), 아프리카TV(191억1893만 원) 등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에이치엘비 559억5248만 원, CMG제약 299억3240만 원, 신라젠 245억9540만 원, 셀트리온헬스케어 226억5934만 원, 메지온 218억6916만 원 등 바이오 업종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 역시 지수 구성에 따른 결과란 분석이다. 헬릭스미스의 경우 시총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이어진 것은 이례적이지만, 제약ㆍ바이오 업종의 경우 코스닥 시장 내에서는 30%에 불과하지만 코스닥150 지수 등 코스닥 대표지수 내에서는 비중이 높다.
전일 거래소가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변경안을 확정하면서 관련 매물이 출회됐을 가능성도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많기 때문에 MSCI EM 지수나 코스닥150 지수 등을 추종하는 패시브 물량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