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IT중소기업부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쟁’에서 넷플릭스가 선두를 굳히는 양상이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일찌감치 넷플릭스와 협력해 실적 상승을 꾀한 바 있고, 현재 SK텔레콤과 KT만이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서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KT의 물량 공세에도 넷플릭스를 따라잡을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은 지상파 방송과 손잡고 ‘웨이브’를 출범시켰고, KT는 자체 올레티비를 ‘시즌’으로 탈바꿈시켰다. 외형적으로는 웨이브와 시즌의 고객 유치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제 유료 가입자 수만을 보면 200만을 육박하는 넷플릭스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후발주자인 웨이브와 KT는 초고화질 방송 및 음원사 제휴 등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단기적으로 3개월 3000~5000원대의 베이직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호감을 살 수는 있다. 문제는 질 높은 오리지널 서비스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방대한 양의 영상물을 소비하는 것보다 할리우드 또는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보유한 넷플릭스에 손을 더 들어주기 마련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JTBC와 CJENM(드래곤스튜디오)이 각각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향후 오리지널 작품을 넷플릭스에 공급하기로 한 것도 넷플릭스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JTBC와 CJENM이 함께 출시하기로 한 합작 OTT ‘(가치)통합 티빙’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결국 웨이브와 시즌이 넷플릭스와 맞서려면 내년 국내에 도입되는 디즈니플러스와 손을 잡거나 넷플릭스와 비슷한 포맷을 제공하는 국내 ‘왓챠플레이’, 내년 후반기에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아마존프라임, 애플TV 등과 어떤 협업을 할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웨이브와 시즌이 기존 통신사로서 누렸던 자만감에 취해 ‘소비자들은 결국 질 높은 오리지널 시리즈에 굶주려 있다’는 기본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질 높은 오리지널 시리즈 제공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