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기술 유출’ 경동나비엔 직원 항소심 실형…법인 벌금형

입력 2019-12-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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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동나비엔, 영업비밀 취득해 노력ㆍ시간 줄여"

이전 직장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이직한 회사에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동나비엔 연구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경동나비엔 연구원 강모 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했다.

강 씨보다 앞서 이직하면서 설계도면 등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재판에 넘겨진 연구원 김모 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상 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경동나비엔은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유출한 파일은 다양한 실험조건 아래서 확인해 얻은 결과를 포함한 자료로 저장 목적과 업무 특성에 비춰볼 때 상당한 시간과 비용, 노력 등을 기울여 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파일 내용에 포함된 모터의 세부적인 가공방법, 구체적인 도면, 부품 구성 등을 공연히 알려진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파일들은 피해 회사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기밀로 유지된 정보인 영업비밀로 볼 수 있다”며 “경동나비엔은 펜 모터 회전수에 차이를 두거나 범위를 참조하는 등으로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 등을 줄이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업무상 임무에 위반해 상당한 양의 영업비밀 등 주요 자산을 취득했고 이로써 피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며 “피해 회사는 이 사건 범행으로 손실을 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 씨는 지난해 6월 대유위니아를 퇴사하면서 에어컨ㆍ김치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의 3D도면 등 주요 핵심기술 자료를 이동식저장장치(USB)와 외장하드 등을 통해 무단으로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강 씨는 이 자료를 새 직장인 경동나비엔에 가져와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 씨에 대한 수사를 벌이던 중 이보다 1년 앞서 경동나비엔으로 이직한 김 씨도 대유위니아의 가전제품 설계 도면을 반출해 사용한 정황을 포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김 씨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라며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상의 이득액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업무상 배임만 유죄로 인정했다. 경동나비엔은 해당 정보들을 활용해 토털에이케어(TAC) 제품을 개발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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