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계에서 ‘히트작 메이커’로 불리는 조운호(57) 사장이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로 자리를 옮겨온 지 3년 만인 올해 흑자를 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 취임 후 선보인 첫 작품 ‘블랙보리’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사장은 웅진식품에서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 줄줄이 히트상품을 만들며 국내 음료 시장의 판을 바꾼 인물로 통한다.
조 사장이 웅진식품 대표를 맡았을 당시 회사는 계속된 적자로 시름 중이었다. 그는 경영진의 반대에도 아침햇살과 초록매실, 가을대추 등의 개발과 출시를 고집하며 상품 라인업 강화에 집중했다.
제품 출시는 연이은 ‘대박’으로 이어졌다. 아침햇살은 출시 10개월 만에 당시 국내 음료 사상 최단기 ‘1억 병’ 판매 돌파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적자 450억 원, 부채 700억 원이던 웅진식품은 2년 만에 매출 2600억 원의 알짜회사로 탈바꿈했다.
2017년 초 하이트진로음료로 옮겨온 이후에도 조 사장의 신제품 드라이브는 이어졌다. 그는 ‘또 다른 히트상품’을 꿈꾸며 취임 첫해에 ‘블랙보리’를 선보였다. 블랙보리는 국내 최초 100% 국내산 검정보리를 사용한 무색소, 무카페인, 무설탕의 보리차 음료다.
2000년 웅진식품 재직 당시 ‘하늘보리’를 통해 보리차 음료시장을 개척한 조 사장이 하이트진로음료에서 블랙보리로 보리차 시장에 두 번째 도전장을 낸 것이다. 조 사장은 “우리 곡물인 보리를 활용해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음료를 만들자는 취지로 기획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듬해에는 ‘새벽헛개’를 출시하며 국내 숙취해소차 시장에 진출했다. 새벽헛개는 음주 후 숙취 제거는 물론 갈증을 진정시키는 기능이 있는 음료다. 또, ‘석수’를 생산하는 세종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주력인 생수 사업 확대의 기틀을 마련했다.
출시 2년을 맞은 블랙보리는 ‘검은 색 음료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고 시장에 연착륙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블랙보리는 출시 1년 만인 지난해 12월 누적 판매 4200만 병을 돌파했다. 차음료 제품의 출시연도 평균 판매량의 2배 이상의 기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9000만 병(340㎖ 기준)에 달한다. 소비자 호응에 힙입어 하이트진로음료는 6월 블랙보리의 확장 제품으로 청량감을 강화한 블랙보리 라이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블랙보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흑자전환 전망도 나온다. 이 회사는 2017년 매출액 674억 원, 영업손실 40억 원, 지난해 매출액 780억 원, 영업손실 61억 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생수 설비 투자와 신제품 출시 등 마케팅을 진행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자체 매출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실현될 것”이라며 “올해 매출은 100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