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인상, '당국 인사·총선' 변수로 안갯속…요율 검증 2주째 '깜깜'

입력 2019-1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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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손보업계 요청에 '침묵'…금융위 “자구책 먼저 내놓아야”

금융당국이 내년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놓고 금융당국의 입장 전달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손해보험업계는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연초 금융감독원 인사와 이어 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등을 앞두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을 시작으로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신청한 지 2주가 지났지만, 답변은 오지 않고 있다. 통상 자동차보험 요율 검증은 2주 이내에 전달한다. 보험사들은 전달받은 요율로 2~3주 내부 준비 절차를 거쳐 전산에 반영한다. 내년 초 보험료 인상을 준비하는 손보사들은 하루빨리 보험개발원의 답변이 필요한 상황이다. 개발원의 답변은 곧 당국의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9월로 예정됐던 공사협의체 결과가 12월로 밀리면서 보험료 인상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당초 보험사들은 내년 1월부터 보험료 인상을 준비했다. 이미 문케어로 인한 반사이익을 제외한 실손보험 위험률 산출도 끝내놓은 상태다.

보험사는 매년 갱신일로부터 15일 전까지 갱신 안내장을 통해 가입자에게 갱신 전·후 보험료 등을 안내해야 한다. 가입자가 갱신 이전에 인상폭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이는 약관과 사업방법서에 명시돼 있고, 위반하면 기초서류 위반이 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요율산출을 해야 한다는 애매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을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율 상승으로 전가하지 말고, 자구책부터 내놓는 것이 먼저라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보험사들은 알아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협의체 회의 결과로는 당국이 내심 어느 정도를 바라는지 확인할 수 없어 혼란스럽다”며 “예정했던 보험료 인상 시기를 맞추려면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시간끌기 전략을 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내년 1월 보험료 인상을 준비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금융당국이 협의체 발표를 예고 없이 미뤘기 때문이다. 통상 실손보험료 인상 또는 인하를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금융당국의 발표 시점은 내년을 불과 3주 앞둔 시점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실손보험 모두 손해율 악화로 내년 보험료 인상이 시급한데 변수 요인들이 우려된다”며 “내년 초에는 금융감독원 인사가 예정돼 있어 인사 후에는 담당자가 바뀌어 지연되고, 그 이후에는 총선 핑계를 대며 미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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