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부품 생산 및 조립업체 아스트가 매출처 다변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 1차 협력사로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최근 주요 최종 고객사인 보잉(Boeing)의 737 맥스 생산 중단ㆍ감축 검토설이 악재로 부각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성장 모멘텀에 따른 주가 저평가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17일 김희원 아스트 대표이사는 이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사와 고객사의 계약은 확정 물량을 보장하는 만큼 기존에 발표한 수주는 문제 없을 것”이라며 “737 맥스 생산 중단이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 잠재력 확보가 한창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잉 737 맥스 생산 중단 루머는 보잉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이며 과도하게 이야기되는 듯하다”며 “부정적인 이슈가 확대 생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스트는 비행기 동체 제작을 위한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트링거와 프레임, 스킨, 벌크헤드를 리벳으로 연결해 보잉 737의 후방 동체인 섹션(Section) 48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인 섹션 48은 항공기의 고도 및 방향을 조정하는 꼬리날개가 부착되는 후방 동체이며, 벌크헤드는 항공기 강성을 유지하는 격벽 부품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가 제작하는 후방 동체는 중앙 동체 부분과 달리 곡면과 굴곡이 많다. 이는 큰 하중을 받는 꼬리날개가 부착되는 부분으로 더욱 정밀한 가공ㆍ조립이 필요하다. 진입 장벽이 높은 셈이다.
현재는 주력 매출처인 보잉을 비롯해 에어버스(Airbus), 엠브라에르(Embraer), 봄바디어(Bombardier) 등 주요 완제기 업체 부품을 생산 중이다.
특히 세계 항공기 1위 제조사 보잉의 주요 2차 납품업체 지위 확보는 아스트의 성장동력이었으며 수년간 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동안 아스트의 주요 부품 납품 방식은 주로 1차 납품업체(Tier 1)의 주문을 받아 2차 납품업체(Tier 2)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1차 납품업체가 아스트의 부품을 완제기 업체에 공급하는 구조다. 실제 매출처 기준으로 보잉의 자회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Spirit Aerosystems)가 아스타의 2018년 매출액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9년 9월 30일 기준으로 약 24억 달러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아스트의 납품업체로서 지위 상승과 사업 기회 확대다. 아스트는 올해 9월 그동안 트라이엄프(Triumph)사를 통해 엠브라에르에 간접 납품하던 중형 항공기 부품(E-jet E2 동체 일부)의 관련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직납하게 됐다. 관련 매출은 2041년까지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한다. 이는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도 의미한다. 실제 1차 납품업체로 E2 동체를 직납하게 되면서 납품 단가가 26만 달러 상승하게 된다.
회사 내부 발표는 아니지만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9월 18일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1차 납품 업체로 지위 상승 내용을 반영해 아스트의 2019년 예상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1530억 원, 4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후 발간된 아스트 기업분석 보고서도 비슷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또 아스트는 트라이엄프로부터 설계권(Design Authority) 및 기존 설계 데이터를 승계할 예정이며, 향후 5년간 기술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내부에선 트라이엄프를 통한 동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보잉의 신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