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나노 공정 기반 AI칩 ‘쿤룬’ 개발·생산 협력…내년 초 양산
삼성전자가 중국 대형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만들어 공급한다.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가 확대되고,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반등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바이두(Baidu)의 14나노 공정 기반 AI 칩 ‘쿤룬(KUNLUN)’을 내년 초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와 바이두의 첫 파운드리 협력이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엣지컴퓨팅 등에 활용될 수 있는 AI 칩까지 파운드리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양사는 이번 제품의 개발부터 생산까지 긴밀하게 협조했다.
바이두의 ‘KUNLUN(818-300, 818-100)’은 클라우드부터 엣지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의 AI에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칩이다. 바이두의 자체 아키텍처 ‘XPU’와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 I-Cube(Interposer-Cube)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을 구현한 제품이다.
I-Cube는 SoC(시스템온칩)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실리콘 인터포저(Si-Interposer) 위에 집적하는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2.5D 패키징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각각의 칩을 1개의 패키지 안에 배치해 전송 속도는 높이고 패키지 면적은 줄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에 최적화된 파운드리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 솔루션 대비 전력(PI)과 전기 신호(SI) 품질을 50% 이상 향상했다. 칩에 신호가 전달될 때 발생하는 노이즈를 개선함으로써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회로가 더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다양한 응용처에서 전략적 파운드리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내년 파운드리 시장은 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 반등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상반기 57%(전 반기 대비) 급감했던 3D 낸드플래시 설비투자는 하반기 다시 70% 급증할 전망이다. 업계는 중국의 3D 낸드 신규 진입을 위한 설비 투자도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
로직·파운드리 설비투자도 올 하반기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시장은 대만 TSMC와 미국 인텔이 이끌고 있다.
일본 소니가 주도하고 있는 이미지센서 설비투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지센서 설비투자 규모는 내년 상반기 20% 증가한 뒤, 하반기 92%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밖에 전력반도체는 설비투자가 내년 상반기 40%, 하반기 29%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최근에는 D램 현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반도체 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들어 D램 현물 가격은 10% 이상 올랐다. D램 현물가격은 최근 5개월간 계속 하락하다 이달 5일 개당(DDR4 8Gb 기준) 2.73달러에서 16일 기준 3달러를 넘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물 가격 상승에 이어 고정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의 구매가 늘어 내년 1분기에도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라며 “내년 1월부터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공급과잉 문제는 내년 중반부터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