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강자로 꼽히는 맥쿼리그룹이 다양한 인수 주체를 통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점을 가진 에너지ㆍ인프라 분야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는 16일 MBK파트너스로부터 대성산업가스 지분 100%를 약 2조500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달 초에는 LG CNS 지분 인수에 대한 SPA도 맺었다.
대성산업가스 인수주체는 맥쿼리인프라스트럭쳐리얼에셋(MIRA)의 맥쿼리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PEF)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 PE)와는 다르다.
인프라펀드는 바이아웃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기간이 길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대성산업가스는 국내 1위 산업용 가스업체로 대기업들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이익을 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666억 원, 영업이익은 938억 원이다.
맥쿼리 측은 대성산업가스 인수에 먼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협상 본격화 사실이 알려진 지 약 한 달 만에 SPA 계약 체결이 이뤄졌다.
맥쿼리는 LG CNS 지분도 인수해 SPA를 체결했다. 인수 주체는 맥쿼리 PE다.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매각한 LG CNS 지분 35%를 약 1조 원 수준에 사들였다. 이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제친 성과다.
LG CNS와 대성산업가스를 연달아 인수하면서 맥쿼리는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코리아 인수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게 됐다. 맥쿼리는 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펀드가 인수 주체로 나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경합했으나 린데코리아는 IMM PE가 품게 됐다.
MIRA는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인프라 자산에 투자해왔으며 최근에는 아시아인프라펀드를 통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의 투자 활동도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맥쿼리가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면서 역내 중요성이 큰 한국에 대한 투자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맥쿼리는 호주계 금융그룹으로 1969년 설립됐다. 전 세계 30개국에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 2000년에는 한국에 진출했다. 주로 에너지ㆍ인프라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투자해온 강자다. 3월 기준 맥쿼리그룹의 총 운용자산은 5510억 호주달러(약 455조 원) 규모에 달한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번 딜로 올해 세 번째 '조 단위' 엑시트를 성사시켰다. 대성산업가스를 1조8000억 원에 인수한 지 2년 만이다. 매각 차익은 7000억 원 이상이다.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매각으로 상반기에만 두 건의 조 단위 회수를 이룬 데 이어 한 해를 풍성하게 마무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