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맥을 가다-②] 여가부 지정 ‘여성친화도시’ 선정…관악형 마더센터 ‘아이랑’ 확대
“서울 구청장 중 유일한 경제 구청장입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2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혁신경제, 상생경제, 사회적경제, 청년경제를 4대 축으로 낙성벤처밸리 육성에 주력하고 소상공인, 사회적 경제 기업,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특히 청년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관악구는 인구 50만 명 중 20만 명(40.2%)이 청년 세대로, 전국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도시다. 관내 서울대학교를 중심으로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물론 젊은 직장인 등 청년 세대가 많다. 박 구청장이 선거 공약부터 청년을 내세워 정책 롤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한 것도 그래서다.
박 구청장은 “민선 7기 관악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롤 모델이 될 청년 정책을 만들고자 취임 직후부터 전담 보좌관을 영입하고,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청년정책과를 신설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8년 400만 원에 불과하던 청년 정책 분야 예산도 올해 12억8000만 원(청년센터 부지매입비 59억 제외), 내년 34억9400만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 졸업생을 비롯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는 데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세계적인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실리콘밸리, 칭화대가 있는 중국 베이징의 중관춘을 보면 우수한 인재가 모인 대학에 기업이 몰리고, 이는 도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며 “대학이 지역 사회와 함께 하면서 해당 지역은 물론 국가 발전을 선도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벤처'다. 박 구청장은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려면 혁신성장을 통해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악구를 서울대와 연계해 세계 창업, 벤처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의 핵심 공약인 ‘낙성벤처밸리 조성’도 궤를 같이한다. 이미 5월 관악창업공간을 개소해 운영 중이며 낙성벤처밸리 앵커시설인 낙성벤처창업센터, 낙성대 R&D센터 내 창업공간, 관악창업센터, 서울창업카페 낙성대점 등이 2020년 차례로 준공 및 개관한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 후문 낙성대 일대를 창업의 메카로 만들어 벤처기업을 유치하고 청년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려 한다”며 “서울대 연구공원부터 낙성대로와 남부순환로(강감찬대로) 일대 45만㎡ 가량의 부지를 대상으로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가 후문 일대에 ‘관악 AI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밝히고 적극 추진 중”이라며 “관악구는 서울대와 실무 TF팀을 구성하고 11월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낙성벤처벨리 창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악구는 청년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서울대입구역·신림역 등 지하철역 인근 역세권 청년주택을 신축하고, 금천경찰서 이전 부지에 창업·비즈니스 도서관과 신혼부부주택 130가구, 신봉터널 상부에 문화체육복합시설과 청년주택 280가구 등을 건설한다.
더불어 관악구는 청년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악구지회와 협약을 맺고 1월 전국 최초로 ‘청년 임차인 중개보수 감면 서비스’를 시행했다. 만 19~29세 청년이 7500만 원 이하 주택 전·월세 계약을 할 경우 중개보수료의 20~25%(중개보수요율 0.1%)를 감면해 준다. 지금까지 196명이 2600만 원을 감면받았다.
관악구는 ‘신림동 쓰리룸(거실·서재·작업장)’, 관악청년센터 등 청년 공간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서는 관악청년센터의 경우 일자리, 복지, 생활·심리 상담, 커뮤니티 지원 등 청년들을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부지 매입에만 59억 원이 쓰였다. 일자리 인큐베이터, 청년·신혼부부 주택 195가구, 문화시설 등이 한 데 모인 ‘관악 청년청’을 남현동 채석장 부지에 신설해 청년특구도 조성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주민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어야 구민이 머무르고 오래 산다”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소개했다. 박 구청장은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악구 교통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박 구청장은 “관악구는 지리적으로 주요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좋지만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대중교통 소외 지역”이라며 “바로 이웃인 동작구는 5개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반면 관악구는 동서방향으로 2호선 단 1개만 지난다”고 토로했다.
서울시의원 시절 박 구청장은 4년간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신림선 경전철을 도입하고, 당초 은평구 새절역~장승배기역으로 계획된 서부선 경전철을 서울대입구역까지 연장하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 관악구청장 취임 후에도 서울시와 협력해 교통문제 해결에 주력한 결과 2월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 정문 앞까지 연장됨에 따라 신림선과 서부선이 연계됐다.
박 구청장은 “경전철 3개 노선(신림선·서부선·난곡선)을 관악에 올 수 있게 만드는 밑거름을 다 일궜다”며 “난곡선 경전철의 경우 민자사업에서 재정사업으로 전환돼 2022년 이전 조기착공이 가능해졌고, 한창 공사 중인 신림선은 2022년 완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전철 3개 노선이 완공되고 2023년 남부순환로와 강남도시고속화도로를 연결하는 신봉터널이 완성되면 관악의 교통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구청장은 주민 생활SOC 확충도 신경쓰고 있다. 아이와 부모를 위한 복합문화 휴식 공간인 관악형 마더센터 ‘아이랑’이 대표적이다. 박 구청장은 “영유아를 위한 공공놀이방, 상담실, 수유실 등을 갖춘 아이랑은 11월 난향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6곳에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보육, 여성, 미디어를 한 공간에서 아우르는 가족문화복지센터가 2021년 개관 목표로 현재 공사 중이다. 관악구가 최근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것은 이처럼 다양한 여성 친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박 구청장은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과제로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꼽았다. 그는 “관악구는 10인 이하 소상공인이 95%에 달할 정도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육성기금을 15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확대하고 융자이율도 인하하는 등 30여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공모사업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이에 신림역 인근 순대타운을 포함한 서원동 상점가와 신원시장 일대, 관악종합시장 등 3곳에 5년간 80억 원을 투자한다.
박 구청장은 “상권 대표 상징물을 개발해 설치하고 테마골목길을 조성하는 등 해당 일대를 젊고 활기찬 상권, 볼거리가 가득한 관광명소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