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사건과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2019년을 ‘사진으로 보는 올해 국내 10대 뉴스’를 통해 되짚어 봤다. 올해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핵 위기가 다시 고조됐고 한일 무역 갈등, 수출 급락 등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우울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조국사태’로 인한 정치권 공방을 넘어 국민 갈등 확산은 우리 사회의 우울한 그림자를 남겼다. 또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손실 사태, 서울 집값 고공행진과 청약시장 전쟁으로 국민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기소나 ‘한강의 기적’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1·2세대 기업인의 잇따른 부고 소식도 국민에게 충격과 슬픔을 줬다. 하지만 세계 첫 5G 상용화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대 개막 소식은 지쳐 있는 국민에게 한 줄기 위안과 자부심을 심어줬다.
1. ‘조국 사태’ 갈라진 민심
▲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역 사거리 일대에서 열린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월 3일 오후 서울 시청 방향에서 바라본 광화문광장 주변이 자유한국당 정당 관계자, 범보수단체 회원, 기독교 단체 회원 등이 각각 개최한 여러 건의 집회로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올 하반기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찬반으로 여당과 야당이 정치 공방을 넘어 ‘광장 정치’로 옮겨붙으면서 극단적인 국론 분열이 일어났다. 특히 검찰개혁을 앞둔 상황에서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의 입시 특혜,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에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이를 두고 여론이 양분되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조국 사태는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등으로 번지면서 양측 모두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에 서게 됐다.
2. ‘미친 집값’ 3.3㎡당 1억 원 시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인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올 한 해 서울 집값과 청약시장은 전쟁터였다. 신기루처럼 여겼던 3.3㎡당 1억 원 시대(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가 열렸고, 최고 청약경쟁률은 1000대 1(‘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최고 1123대 1)을 넘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시장 과열은 심해졌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이익 창출이 어려운 건설사는 공급을 줄이고, 분양가가 낮아진 분양시장에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폭발한 것이다.
3. 한일 무역갈등
▲10월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3회 서울국제문구ㆍ학용ㆍ사무용품종합전시회’의 한 부스에 일본 제품 보이콧을 의미하는 ‘노 재팬’(NO JAPAN)관련 팻말이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자 일본 정부는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한일관계 악화로 국내에서는 지난여름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촉발돼 그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질 정도로 장기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국산화를 강화하는 기회가 되는 등 국내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연합뉴스
4. 양승태 전 대법원장 기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실무진이 한 일이라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었다. 이투데이DB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으로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 사법부의 전직 수장이 구속기소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7년 9월 퇴임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부 편향적 재판 개입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 등 47개 혐의를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은 검찰 신청 증인만 200여 명에 달하는 만큼 지리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심 선고공판은 언제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투데이 DB
5. 별이 된 산업 선구자들
‘한강의 기적’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1·2세대 기업인들이 역사 속으로 떠났다. LG를 ‘한국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은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12월 14일 타계했고, 이보다 닷새 앞선 9일에는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고가 전해졌다.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거듭나게 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지난해 4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각 사 제공
6. 세계 첫 5G 상용화
▲문재인 대통령이 4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출연진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3일 23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통신 3사는 각각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개통했다. 한국은 이로써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국가가 됐다. 정부는 세계 시장을 선점해 경쟁국들이 한국을 뒤쫓아오게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동시에 정부는 5G통신에서 파생되는 각종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는 2026년 세계시장의 15%를 점유하고 73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7. DLF 투자손실 사태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피해자들이 9월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국내 은행권은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의 대규모 손실로 떠들썩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형·영-미 CMS금리 연동 DLF는 총 7950억 원 규모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까지의 손실률은 52.7%로, 약 1095억 원이 사라졌다. 이에 5일 금융감독원은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불완전판매한 책임이 있는 우리·하나은행에 투자자 손실액의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역대 최고치다. 연합뉴스
8. ‘수출 급락’ 하강하는 경제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무려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수출은 ‘암흑기’ 그 자체였다. 작년 12월 -1.7%를 시작으로 12개월간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속에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석유화학 단가가 낮아진 요인이 크다. 2015년 1월~2016년 7월 19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특히 6월부터는 6개월간 두 자릿수 감소율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달성도 실패했다. 연합뉴스
9.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에 이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다. 하노이 회담에서 비핵화 방식을 두고 미국은 ‘빅딜’(일괄 타결식 완전 합의)을, 북한은 ‘스몰딜’(단계적 타결식 부분 합의)을 주장했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빈손 회담으로 끝났다. 이후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은 미국을 압박하면서 최근 두 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성능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한 시험’을 강행했다. AP연합뉴스
10. 폴더블폰 시대 열렸다
▲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한동안 정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폰’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는 스마트폰, 펼쳤을 때는 태블릿의 경험을 선사하는 제품이다. 올해 출시됐던 제품 중 단연 돋보였던 것은 삼성의 갤럭시 폴드였다. 화면이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을 도입한 갤럭시 폴드는 출시되는 국가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은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