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저출산 수렁’…신생아, 사상 첫 90만 명 선 붕괴

입력 2019-12-2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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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생아 수 전년보다 5.92% 감소…인구 자연 감소도 처음으로 50만 명 넘어

▲일본 신생아 수 추이. 단위 만 명. 올해 86만4000명. 네모는 일본 향후 신생아 예상치.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저출산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19년 인구 동태 통계 연간 추계에서 일본인 국내 신생아 수가 8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5.92% 감소했다.

신생아 수가 90만 명을 밑돈 것은 1899년 해당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신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밑도는 인구 ‘자연 감소’도 51만2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었다. 아베 신조 정부의 대책에도 저출산·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저출산은 사회보장 재원 감소와 직결하는 문제이며 잠재 성장률 침체도 초래할 수 있다. 인구 감소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사태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앞서 2017년 4월 나온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장래 인구 추계에서 신생아 수는 2020년에 90만 명으로 감소하고 86만 명 선이 되는 것은 2021년이 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감소 속도가 2년 앞당겨졌다. 5% 이상의 감소율은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신생아 급감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나 가장 큰 것은 출산기 여성 인구 감소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2019년 7월 현재 25~39세 여성은 969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21만 명 줄어든 상태다.

1971~74년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 45세 이상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이와사 미호 인구동향 연구 부장은 “이 세대는 취직 빙하기에 직면해 출산을 뒤로 미뤘다”며 “결국 이는 최근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레이와’ 시대가 시작되는 해여서 ‘레이와 결혼’이나 ‘레이와 베이비’ 효과가 기대됐지만 혼인 건수도 오히려 전년보다 0.59% 감소한 58만3000쌍에 그쳤다.

2003년 저출산 대책 기본법이 성립, 정부가 일과 육아의 양립, 대기아동 대책, 보육료 무상화, 일하는 방식 개혁, 남성 육아 참여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합계 출산율이 2005년 1.26으로 바닥을 치고 나서 회복했지만 2015년 1.45로 정점을 찍고 다시 낮아져 지난해는 1.42로 감소했다.

마츠타니 아키히코 정책연구대학원대 명예교수는 “젊은 세대가 줄어들고 있어 정부의 저출산 대책의 극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며 “인구 감소를 전제로 한 사회·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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