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힌 민생법안…연내 처리 ‘미지수’

입력 2019-12-26 15:52수정 2019-12-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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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가 된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25일 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와 국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데이터ㆍ유치원 3법 등 180여 건의 경제ㆍ민생법안이 연내 국회 문턱을 넘을지 미지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이례적인 수’를 둬서다.

한국당은 민생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발동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국회에 접수된 필리버스터 신청서는 대부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더 이상 한국당을 못 믿겠다”며 민생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쟁점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비쟁점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철회해 달라”고 한국당에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어제 포항지진 특별법, 병역법, 대체역 편입ㆍ복무법, 형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5건의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철회했다”며 “내친김에 한국당에 모든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철회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예산부수법안 가운데 하나로 쌀 가격 목표치를 정하는 농업소득보전법과 소재ㆍ부품ㆍ장비 특별법 등을 언급하며 “올해 안에 처리 안 하면 국민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법안이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일 본회의가 열리면 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의 예산부수법안이 표결될 예정”이라며 “소재ㆍ부품ㆍ장비 특별법은 처리될 가능성이 크지만 유치원 3법과 나머지 민생법안은 한국당에 공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이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은 물론 예산부수법안마저 협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생법안의 발목이 잡히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번 예산부수법안에 대해 30여 개의 수정안을 올렸다. 패스트트랙 법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국당이 다음 본회의에서도 수십 개의 수정안을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문희상 국회의장은 23일 열린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민생법안과 예산부수법안만 통과시키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한국당의 반대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생법안은 표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라면서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진 않았지만, 본회의에서 실제로 행사하지 않으면 법안 표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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