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 충돌’ 황교안ㆍ나경원ㆍ이종걸 등 여야 의원 무더기 기소

입력 2020-01-02 15:02수정 2020-01-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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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의장 무혐의 처분…금고 이상 확정 시 의원직 박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해 4월 29일 오후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릴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점거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국회 의안 접수 및 회의를 방해한 혐의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당시 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로 고발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조광환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한국당 의원 24명과 민주당 의원 5명, 보좌진ㆍ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고발된 한국당 의원 가운데 황 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14명을 불구속기소 하고, 10명은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37명은 기소유예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국당 소속 의원과 당대표 61명 전부 일정 부분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약식기소는 벌금형 등이 내려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으로 형을 청구하는 절차다. 기소유예는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황 대표, 강효상ㆍ김명연ㆍ정양석 의원 등은 패스트트랙 충돌이 벌어졌던 4월 25~26일에 의안과 사무실, 정개특위ㆍ사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을 짜 막아서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 등의 법안 접수 업무와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와 김정재 원내부대표, 민경욱 당대변인, 송언석 의원 등에게는 공동감금ㆍ공동퇴거불응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현장 상황을 지휘하거나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등 다수 현장에 가담해 직접적인 유형력 행사 정도가 중한 의원들을 정식 공판에 넘겼다.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의원들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죄가 무겁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 기소유예 처분했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4명을 정식 재판에 넘기고 1명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이종걸ㆍ박범계ㆍ표창원ㆍ김병욱 의원 등은 4월 26일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가담 정도가 가벼운 박주민 의원에게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나머지 민주당 피고발인 31명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권미혁 의원 등 8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따라 정식 공판에 넘겨진 여야 의원 18명은 재판 결과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도 생겼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한국당 의원 22명에게 적용된 국회법 위반 혐의의 경우 5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검찰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의 사보임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는 “국회법 입법 과정과 본회의 의결안의 취지, 국회 선례, 국회법 입법 관여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국회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문 의장이 한국당 임의자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져 강제추행과 모욕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 역시 “수십 명의 국회의원과 기자들에 둘러싸여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장소에서 약 20여 분에 걸친 사보임 여부에 관한 격렬한 논쟁 중에 후배 국회의원을 성추행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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