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4기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치료 집중을 위해 감독직을 사임한다.
유상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구단은 2일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이 지난달 28일 구단 측에 사의를 표했다. 인천 구단은 고심 끝에 유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고, 유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유상철 감독은 지난해 11월 19일 구단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췌장암 4기 투병 사실을 알렸다.
당시 유상철 감독은 "여러 말과 소문이 무성한 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제가 직접 팬 여러분께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판단이 섰다"라며 "지난달 중순경 몸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했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검사 결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라고 고백했다.
유상철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으로 그의 투병 소식에 축구계 선후배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안정환은 2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상철의 쾌유를 바랐다. 안정환은 "상철이 형과는 얼마 전 몇몇 분들과 조용히 만나 식사를 했다. 안타깝다. 축구 감독이 그만큼 힘든 일이다. 어려운 팀들을 맡아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강한 형이다. 충분히 일어설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지도자인데 절대 잃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응원했다.
건국대학교 선후배이며 2002년 월드컵 4강 주역인 황선홍 역시 같은 날 스포탈코리아를 통해 "지난해에 (유)상철이 투병 소식을 듣고 몇 차례 만났다. 당시도 지금도 먹먹하다"라며 "상철이가 지난해 인천의 잔류를 이끌었다. 정말 힘들었을 텐데 잘해줬다. 내가 아끼고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선수 시절에도 끈질기고 잘했다. 병마와 싸워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라고 유상철에 힘을 실어줬다.
'슛돌이' 시절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던 이강인(발렌시아)도 유 감독의 쾌유를 응원했다.
유상철 감독은 이강인을 배출한 2007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3기에서 유소년을 가르쳤다.
유 감독은 이강인이 직접 병문안 왔던 사실을 알리며 "강인이에게 전화가 왔다. 중간에 파주에서 살짝 만나기는 했지만, 일곱 살 때 이후 처음 만나는 거나 다름이 없어서 사실 걱정도 됐다. '이놈 스타 됐다고 건방져졌으면 어떻게 하지' 했는데 너무 바르게 컸더라"라며 "강인이에게 '네가 유럽에서 성장했지만 나중에는 꼭 한국에서 네가 배운 것을 전해줘야 한다는 마음을 잊지 말아라'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언젠가 감독님이 대표팀 감독하고 같이 월드컵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는데 뭉클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유상철 후임 감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인천은 임중용 수석코치 체제로 7일부터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