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사업구조조정 없어"…문동준 금호석화 사장 "BPA 증설 보류"
한국석유화학협회가 8일 오후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0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문동준 석유화학협회 회장(금호석유화학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화학BU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김재율 여천NCC 사장, 이구영 한화솔루션 사장 등 석유화학업계 CEO와 임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문동준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는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공급과잉, 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힘든 한 해를 보냈다"며 "지속적인 대규모 설비투자와 사업 다각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산업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 업계가 당면한 여러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범용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 첨단화학으로 전환하고, 적극적인 연구ㆍ개발(R&D)을 통해 우리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자"고 당부했다.
이어 "환경안전에 대한 사회적 기준 강화에 따라 우리 업계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 및 이해관계자와의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에 대응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업계와 정부가 참여하는 민ㆍ관 통상정책에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축사에서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고부가 가치화와 지속적인 설비투자 등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 해준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정부도 업계의 노력이 결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차관은 우선 2조1000억 원 규모의 소재ㆍ부품ㆍ장비 R&D 등 화학기업의 고부가 화학소재 자립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투자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용지, 전력, 용수 등 투자애로를 해소하고 인프라를 마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어진 회원사 CEOㆍ임원을 소개 차례에서는 올해 업황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올해) 매우 어려운 일이 있겠지만 잘 극복하고 다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플라스틱 이슈나 공해 이슈는 업계와 같이 대응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 대표도 "작년에 힘들었지만 살아남아 다시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올해도 힘들 것 같지만, 위기 잘 극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 이영준도 "올해 도전이 많겠지만 밀리지 않고 정신 똑바로 차려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 사업 본부장도 "작년 이맘때쯤 많은 분이 밝은 모습으로 '내년에 보자' 했는데 상당 부분은 올해도 계신 것 같다"며 "내년에도 또 뽑자"고 말했다.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재율 여천NCC 사장도 "사업 환경 어렵다, 말 많다"며 "소기의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이구영 한화솔루션 사장은 "여러 대내외적 불확실성 가중되고 있지만, 업계가 지혜와 뜻을 모으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택중 OCI 사장은 "폴리실리콘을 하면서 지난해 정말 어렵게 지냈다"며 "한화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중국하고 미국하고 사이가 좋아질 걸 기대한다"며 "어떻게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현민 태광산업 사장은 "어렵지만, 미래 대비해서 해야 하는 일 분명히 있다"고 말했고, 김영률 한국바스프 사장은 "올해 한 만큼 좋은 결과 올 거로 생각한다"며 "함께 어려움과 기쁨 헤쳐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날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롯데그룹 화학BU장)는 기자들과 만나 "스페셜티쪽에 인력을 전진 배치하는 식의 사업 구조재조정 작업만 있을 뿐"이라며 올해 추가 사업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큰 변화보다는 합병 등 지난해 굵직한 이슈 이후 체제를 정비하는 데 힘을 쏟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롯데첨단소재와의 합병에 관해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법인이 두 개라 법률적으로도 제약이 많았다"며 "불필요한 인력 충원 요소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사가 합치면 인력에서 여유가 생길 것"이라며 "올해는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시고 미래 성장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사업을 묻자 그는 "미국 사업인 에탄크래커(ECC)를 차질 없이 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건도 계속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계나 부지 정리 등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시황이 워낙 어렵다 보니까 쉽사리 투자 의사결정이나 그런 부분은 신중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에 에틸렌 100만 톤, 에틸렌글리톤 70만 톤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화학단지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사장도 기자들에게 "BPA 생산설비가 2기, 3기, 4기가 있는데 이 중 2기는 수익성이 워낙 나빠 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5기도 증설할 계획이었는데 아직 들어가지 않고 관망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호석화는 금호피앤비화학을 통해 BPA를 증설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