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중동에서 역할 확대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만 옌스 스톨텐베르그<사진> 나토 사무총장은 이것이 꼭 전투 병력 배치 확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최선은 기존의 현지 병력 훈련 임무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방위비 문제 등을 놓고 갈등하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이 중동 역할 확대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에게 나토가 중동에 더 많이 관여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나는 우리가 국제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반드시 나토 병력을 대규모 전투 작전에 배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선의 방법은 현지 병력이 스스로 테러리즘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가 정확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우리는 우리가 이러한 활동을 더 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그간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귀환을 막기 위한 현지 병력 훈련을 수행해왔다. 이를 위한 인력은 500여 명 규모로, 군인력과 지원 업무를 맡은 직원 등 군사, 민간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나토가 중동에 더 많이 개입해 달라고 요청했고, 사무총장은 나토가 국제 테러리즘과 맞선 싸움 및 지역 안정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지난해 창설 70주년을 맞았던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동맹국을 향한 방위비 증액 압박과 일방적인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수 결정, 이에 따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 등으로 미국과 마찰을 일으켜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이란의 미국 보복 공격 등을 계기로 미국은 유럽 동맹국이 중동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거듭 제기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