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협상 합의를 앞두고 차익 실현성 매물 출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지난해 고점을 돌파하는 등 이어지던 상승세가 미중 무역합의를 앞두고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4분기 상장사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맞추는 등 실적 시즌이 무난하게 지나갈 것이란 전망이 오름세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강세를 보이다 미ㆍ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차익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중국 일부 언론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보도하고 피터 나바로도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즉각적인 관세 인상을 할 것이라는 발표 등은 차익 욕구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미 증시가 오후 들어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한 요인도 미ㆍ중 무역협상 내용이었다. 미국 대선 전까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인데 이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물이 출회된 점은 주목할 만 한다. 미국 관료들은 지난 12월 1차 합의 이후 지난해 9월 부과된 112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인하하지만 2018년 부과되었던 25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는 25% 관세율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렇듯 이미 알려진 내용을 기반으로 매물이 출회되었다는 뜻은 결국 미국 시장 참여자들은 미ㆍ중 합의 서명식 이후 차익 욕구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요인을 감안 한국 증시 또한 차익 욕구가 높아질 수 있어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되는 구간이라 볼 수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연 초 이후, 증시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 사태로 변동성이 확대됐던 주식시장은 사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면서 상승흐름을 재개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1월 15일 예정)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시선은 기업들의 실적발표로 쏠린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로 2019년 4분기 실적시즌은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번 실적시즌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익추정치의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4 분기 실적 추정치의 하향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2019 년 4 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9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3% 감소했다. 한 달 전에 비해서도 –6.6% 하향 조정됐다.
일반적으로 4분기 실적시즌 결과는 연초 실적추정치에 영향을 미친다. 2018년 4분기의 부진한 실적발표가 지난해 가파른 이익추정치 하락으로 이어졌고, 예상에 부합했던 해의 이듬해에는 당기순익 추정치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0년은 기업이익의 회복이 기대된다. 4년 만에 코스피 당기순익 100조 원 시대가 깨졌지만, 올해는 다시 126조 원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매년 당기순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점을 감안해도 30% 이상의 증대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당기손익 역시 지난해보다 28.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4분기 실적시즌은 예상을 크게 하회하지 않는 실적의 발표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예상만 크게 하회하지 않으면 2020년 실적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증시 상승세가 제법 강하다. 이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단기 반등 후의 경계 심리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익 턴어라운드에 대한 낙관론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지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KOSPI 지수는 작년 연중 고점인 2200선 중반까지 상승했다. 최근 상승장의 주도주의 성격을 파악하고 ‘주도주 상승 지속 vs 순환매’ 에 대한 국면 전망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증시는 이익 턴어라운드 전망의 신뢰도 순으로 주도주가 확산되는 국면이다. 이에 따라, 작년 8월까지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정도의 극소수의 업종만이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작년 9월 이후부터는 IT하드웨어 등 IT전반 업종, 화장품, 호텔, 건강관리 등으로 추세적인 주가 반등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