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ㆍ유승민 '담판' 목소리 나와…안철수 행보도 영향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양당 통합 협의체가 21일부터 본격화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 대표는 이날 당대표단ㆍ청년연석회의에서 "오늘부터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협의체가 정식 출범한다. 오늘부터 양당 간 단일 공식 창구가 출범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앞서 새보수당은 전날 한국당에 ‘양당협의체’ 수용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한국당이 반나절 만에 수용 의지를 밝히면서 삐걱댔던 보수 통합 논의가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의 보수통합 가치 및 방향 논의,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신설 합당 로드맵 논의 등 양 갈래로 나뉘어 통합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혁통위의 역할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의식한 듯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직접 제주도를 찾아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섰다.
한국당과 새보수당도 일단은 혁통위의 활동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양당 협의체가 통합 논의를 당분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한 점도 혁통위를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또 한국당은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 혁통위에 참여하는 김상훈ㆍ이양수 의원 중 한 명을 양당 협의체에 투입하기로 했다. 새보수당에서는 한국당과 물밑 대화를 해온 유의동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통합 논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직접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당 내부에서는 '설 전 큰 틀 마련, 2월 초ㆍ중순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한다는 말이 나온다.
정운천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이 만나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보수통합의 비전과 혁신방안 등에 통 큰 합의를 끌어내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의 행보도 보수 통합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수통합과 관련 "그것이야말로 정부ㆍ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해 회의적인가'라는 질문에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는 것이 나중에 파이를 합하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을 막으려고 더불어민주당을 찍고, 민주당을 막으려고 한국당을 찍는 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결국 수십 년 동안 남은 것이 무엇인가. 정치인들 밥그릇만 키워주는 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