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 늘어나는 부채 부실화 위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우리나라가 중장기 유동성 함정 등에 빠져 선진국으로 진입하기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업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 실현 등이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2020년 국내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경제, 산업ㆍ경영, 사회ㆍ문화 등에서 나타날 현상들을 발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장 먼저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중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선진국 궤도에 완전히 진입하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는 2006년 2만 달러대에 도달한 이후 11년만인 2017년에 3만 달러대에 진입했다. 작년에는 경제성장률 급락, 원화 약세 등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전년(3만3434달러)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경제를 중진국 수준에 머물게 하는 변수는 중장기 유동성 함정, 복지 의존 등이라고 꼽았다. 이에 따라 “민간 주체들의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한 ‘시장 경쟁 원리’ 구축과 경제 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생산적 복지’ 확대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 분야의 또 다른 트렌드로 ‘백 투 더 베이직’을 선정했다. 저성장 지속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관리, 기업의 민첩성 보장 등 경제 기본(BASIC)에 충실한 전략 및 정책이 수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수출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져 온 상관관계가 최근 약화돼 향후 수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동안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되면 국내 총수출이 증가하고, 중국의 총수출이 증가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증가하는 것이 수출 증가의 공식”이었다며 “하지만 이런 수출 공식이 예전만큼의 설명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민간 부문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 늘어나는 부채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정부부채 증가율은 전년(3.1%)보다 4%포인트 증가한 7.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공공기관 부채증가율은 2018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고, 2023년 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공공 부문 지출 및 투자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민간 부문의 부채 부실화 위험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ㆍ경영 부문에서는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됐던 한중 관광교류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방한 외국인 중 요우커 비중은 2016년 46.8%로 역대 최대 비중을 나타냈으나, 사드사태로 2017~2018년 연평균 약 31%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1~11월 누적기준) 요우커 비중은 34.4%로 반등을 시작했다.
전기자동차로 대표되는 충전시대 도래와 관련해서는 중ㆍ대형 고용량 이차전지 시장 선점을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앞서있는 이차전지 시장에서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ㆍ관리의 내실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심 인재들이 국내외 경쟁 기업으로 유출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재에게 걸맞은 대우를 하는 등 기업들의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ㆍ문화 분야에서는 은퇴 후에도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향후 시니어 관련 시장이 부상하는 만큼 일할 능력이 있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서 적절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을 공유하는 유료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화와 경제가 선순환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북경제협력(Cooperation) △남북연결(Connect) △남북 간 대화와 타협(Compromise) △국민적 공감대(Consensus)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