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팔다리혈관센터장
관절 부위 통증, 염증이 심한 사람은 염증으로 인해 병변 근처에 불필요한 신생혈관이 많이 생긴다.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 주변에 신생혈관이 많이 생기면 통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경피적혈관색전술은 이 신생혈관의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혈류를 영양분으로 삼는 신경을 굶어 죽게 하는 원리다. 경피적혈관색전술을 위해 조영제에 색전 물질 소량을 섞어 카테터로 병변에 주입하면 색전 물질은 24~48시간 이내에 사라지게 되고 혈관은 다시 뚫리게 된다. 또한 혈류를 공급받지 못한 통증 신경은 이미 죽어 있기 때문에 통증이 감소된 상태가 유지된다.
필자는 2016년 국내 최초로 이 시술을 시행한 이후로 많은 환자를 직접 치료하고 있으며 이미 SCI논문을 발표해 그 효과를 학술적으로도 입증했다. 어깨, 팔꿈치, 무릎 근골격계 질환으로 통증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80% 이상의 환자가 과거와 비교해 통증이 호전되고, 통증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 횟수가 감소했다. 특히 3개월 내 통증 재발률이 10% 미만으로 치료 효과의 지속력 또한 우수했다. 이러한 경피적혈관색전술은 비록 병 자체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절 통증 완화에는 명확한 효과가 있다.
다양한 사회활동 및 취미생활의 증가와 고령층의 증가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 오십견, 테니스엘보 등 무릎, 어깨 및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종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 완화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위장관 출혈 등으로 진통소염제 복용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경피적혈관색전술이 가능한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