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개강 앞두고 중국인 유학생 대거 입국…불안감 넘어 혐오성 발언까지 난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온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3월 개강을 앞둔 대학생들 역시 걱정이 태산이다.
대학가와 각종 대학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대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각 대학의 학생들은 '손 씻기', '마스크 쓰기', '소매에 기침하기' 등과 같은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의 고심은 개강을 앞둔 2월 예정된 각종 행사 때문에 더욱 깊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새내기 새로배움터(새터), 입학식 등이 매년 1, 2월에 진행되기 때문. 이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새터 참가하기가 무섭다. 갈지 말지 고민 중"이라는 신입생들의 글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9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2월 예정된 졸업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수련회 등 단체행사를 자제나 연기 또는 철회할 것을 당부했다.
교육부는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국 대학에 배포하면서 많은 대학 학생회에서 예정된 행사를 취소했음을 밝혔다. 행사를 취소하지 않은 몇몇 학생회는 철저한 예방책과 준비 하에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 체온 측정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한, 중국에 방문한 여행력이 있거나,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의심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학생은 행사에 참여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진짜 우려하는 것은 개강을 앞두고 본격화할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이다. 3월 개강에 맞춰 중국인 유학생들은 2월과 3월 최대 7만여 명이 입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기숙사 입사 선별도 마무리된 만큼, 국내 학생들은 후베이성을 포함한 중국에서 입국한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게 될 수 있다며 걱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상당수 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참여를 독려하는 등, 중국인 유학생의 입국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 아예 개강을 연기해 달라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은 "학교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다. 많은 학생이 모이는 대학교는 안전하지 않다"면서 "백신이 나올 때까지 개강을 미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명지대학교 학생의 경우, 대학 측에 안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총학생회는 '학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조속한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을 통해 "감염병 관리를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조직을 구성할 것, 1·2월에 예정된 행사일정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 중국 우한시 방문 행적조사를 시행할 것, 생활관 내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할 것, 교내 강의실 및 생활관 방역활동을 진행할 것, 교내 위생 관련 용품을 비치할 것"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숭실대학교 총학생회 역시 28일 회의를 통해 '비상대응체계 구축', '손 세정제 설치', '현재 기숙사 생활 중인 중국인 9명 1인실로 입사 조치', '중국인 기숙사 입주 시 별도 층 입사 고려 혹은 선발 및 입사 유보', '어학원 휴교, 중국인 수업 배제 고려', '마스크 구매 및 배부 예정', '단체 행사 취소' 등을 약속했다.
현재 대학 당국에서는 2020년 1월 13일 이후 중국 후베이 성에 방문한 학생들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또한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고려대 등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임시휴업 조치했으며, 2020년 중국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대거 취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중국인 혐오가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이 무섭다", "민폐만 끼친다", "착짱죽짱(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 등 혐오성 발언들이 게시됐다.
학생들이 학교 당국에 '안전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혐오가 도를 넘었다는 입장이다. 한 학생은 커뮤니티에서 "특정 국가와 국민을 비난하지 말고, 진중하게 전염을 막아야 한다"라며 "혐오와 비난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