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발원지인 중국은 누적 확진자 7711명, 사망자는 170명에 이릅니다.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중국인 유입이 많은 데다, 유증상자가 계속 나오면서 감염 가능성에 불안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고 있죠.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으나 확진자를 포함해 유증상자가 18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우한 폐렴이 심각해지자 시민들은 대비태세에 돌입했습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사고, 꾸준히 뉴스를 보면서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죠. 약국은 물론 편의점을 중심으로 마스크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 측은 20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마스크 판매량이 전달 대비 10.4배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의 지난 21~27일 손 세정제 판매량은 전주 대비 7004% 증가했습니다.
우한 폐렴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이, 이를 이용해 관심을 끌려는 '철없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더 큰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전날 한 유튜버들은 사람이 많은 동대구역에서 환자 발생을 가장한 몰래카메라를 찍었습니다. 동대구역 광장과 인근 도시철도역 출구에서 우한 폐렴 환자 발생을 가장하고 시민의 반응을 알아보려고 한 것이지요. 2명이 흰색 방진복을 입 채 환자를 가장한 또 다른 일행을 쫓는 내용이었습니다. 추격전을 지켜본 시민은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었죠.
논란이 되자 이 유튜버는 해명 영상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네티즌은 또다시 혀를 내둘렀습니다.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유튜버는 "왜 하필 지금 많은 사람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감염병 문제를 영상으로 찍었냐는 질타를 확인했다"면서 "이번 영상은 시작단계부터 진지하고 시사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몰카에 이어 해명 영상에 네티즌들이 비판의 날을 세우자 자필로 쓴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시민들과 경찰들에게 피해를 준 것, 사과보단 변명뿐인 해명 영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내용입니다. 깊이 반성하며 자숙하겠다는 말도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네티즌은 "잠잠해지면 또 아무런 일 없듯 채널 운영하겠지", "사과하는 척 영상 올리고 비난 댓글 쏟아지니 인제야 인정한다"면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구 시민과 네티즌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는 김수영(30) 씨는 "처음엔 영화를 찍는 줄 알았다가 상황이 심각해 보여 놀랐다. 진짜 대구에 큰일이 난 줄 알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네티즌들도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걸 가지고 콘텐츠를 만드냐. 생각이 있는 건가",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 테러다", "당연히 나쁜 의도로 영상을 찍은 게 아닐 거다.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고 해명이 아닌 사과를 해야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조작된 영상과 사진도 많습니다. 한 남성이 우한 폐렴에 감염돼 중심을 잃고 갑자기 쓰려졌다는 내용의 영상이 떠돌아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실제 폐렴에 걸렸다 하더라도 이런 일은 없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볼 때, 이 영상은 엄연히 조작된 것이지요.
레슬러 방송인 김남훈 씨는 사진 한 장과 함께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떤 가게 앞에서 마스크 쓴 시민이 방역복을 입은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 이동하려는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이 사진도 조작입니다. 김 씨는 사진 속 가게가 부친이 운영하는 가게라고 밝히며 "평택 신종 코로나 현장 상황이라며 돌고 있는 사진인데, 가짜 합성사진이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 놀라게 하지 말고 삭제 및 신고 바란다"라고 했습니다.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같은 지역 주민에게 경각심을 주고 서로 조심하자는 뜻에서 내용을 공유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확한 정보가 공포감을 조성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만드는 만큼, 정보의 출처나 신뢰도를 꼼꼼하게 따져야 합니다.
전문가 이러한 행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유튜브는 돈이 목적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회에 미칠 영향이나 반응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짜뉴스와 관련해서 최 교수는 처음 접한 정보를 100% 믿어서는 안 된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정보를 빨리 찾고 싶어하는 욕구가 발생하는데 그럴수록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정보를 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최 교수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정보를 접촉할 수 있다. 단,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게 되면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와 비교해 봐야 한다"며 "무조건 믿지 말고 의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