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증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증시에 미치고 있다며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 바닥이 2088선 수준으로 낮지 않은데다 연준이 유동성을 2월 중순까지 공급할 것으로 보이면서 증시 반등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사태 이후 경기 개선세를 고려, 저점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소식이 전해지자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2차 감염환자 발생으로 향후 환자 속도가 급증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입된 점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2차 감염 환자 발생은 미국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영향은 크지 않다. 물론 당분간 환자 급증에 따른 공포감이 시장의 변동성을 좌우 할 수 있으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 결국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장중 한 때 1% 넘게 하락했었다. 그러나 이는 전일 삼성전자가 컨퍼런스 콜에서 보수적인 전망을 발표한 여파라는 점을 감안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된다.
오히려 램리서치(4.27%)가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고, 미 증시 마감 후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이 시간 외로 12% 넘게, 웨스턴 디지털이 6% 내외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미 증시의 특징 중 하나는 양호한 실적 결과를 내놓은 종목들의 경우 강세를 이어갔다는 점을 감안 오늘 실적을 발표하는 대형주들의 결과에 따라 한국 증시의 변화가 올 수 있어 그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KOSPI 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우려감,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의 영향으로 -1.71% 하락했다. 30일 기준으로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170명이고, 누적 확진자는 7771명으로 하루 새 사망자는 38명, 확진자는 1737명 증가해 아직까지 확산 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2015년 국내 메르스 사태의 경우 상황이 가장 악화된 시점으로 볼 수 있는 삼성병원 부분 폐쇄시점(6월 14일)부근에서 바닥이 나왔고, 방역당국에서 큰 고비를 넘겼다고 발표한 시점(7월 6일) 전일에 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등 시장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확산세가 지속되더라도 속도만 둔화되는 모양이 나와도 주가는 바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는 2150포인트 전후한 수준에 1월 8일 저점과 작년 7, 11월 고점대의 지지가 존재하고, 하방에는 작년 8월 저점에서 그은 상승 추세선과 일목균형표 구름대 등의 지지대가 존재해 하락세가 이어지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추가로 낙폭을 확대하더라도 120일 이평선이 위치한 2088선 부근을 이탈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과 같이 심리적 충격에 의해 급락세가 이어지는 경우 단기 이평선이 보다 중요해진다. 보통 급락 국면에서는 7일 이평선등 단기 이평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세가 이어지지만 단기 이평선을 회복하면 하락세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7일 이평선을 회복을 유용한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주봉상으로도 ADX(매수 매도 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50%를 상회하면서 역사적인 고점대를 형성했다. 장기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이 지표가 50% 위에서 하락 전환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60일 이평선 부근까지 조정 후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평선에 도달하면 추가로 4%정도까지 조정 가능한 모양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업종지수의 경우 29일에 -1.83%하락했는데, 작년 10월 말에 박스권 상단선 돌파 후 지금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봉상 RSI(상대강도지수)가 과매수권에 서 중립권으로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업종지수 역시 장기 상승 추세에서도 60일 이평선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 60일 이평선까지 약 5%정도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 조정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다음주(2월 3~7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는 2130~2230포인트로 제시한다. 상승 요인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 지속 △단기 낙폭 과대 △미국 ISM 제조업지수 개선 여부 등이고, 하락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 △중국 주식시장 개장 등이다.
언론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추가 확산 고비를 2월 10일 전후로 판단하고 있다. 다가올 3일 중국 주식시장 개장으로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는 최고점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시장의 특성상 불안감을 선반영한 이후 관망하기 때문이다.
과거 사스 당시에도 주식시장 저점은 실제 공포감의 최고조 이전에 형성됐다. 호주의 바이러스 복제로 의심환자 진단 여부가 빨라지고, 현재 중국 시민 및 정부의 자발적 대처를 감안하면 확산보다는 진정이 빠를 가능성이 높다.
과거 경험상 바이러스 공포 확대가 금융시장의 추세를 훼손시킨 적은 없다. 또 1분기 중국 경제 급락 이후 2분기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시장 입장에서 바이러스보다 중요한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2분기 중반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 사스 당시 최대 낙폭인 –10%를 설정하기 보다는 고점 대비 -6~7% 하락한 선에서 저점을 형성하는데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종별로는 1월초 이란 사태와 유사하게 이익가시성이 높은 반도체의 상대적 아웃퍼폼을 예상한다. 글로벌 T.M.T(테크놀로지, 미디어, 텔레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등 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터넷ㆍ게임, 미디어ㆍ엔터 등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