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규모에 따라 집값 상승률도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주거 편의성이 높아 집값 상승률도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2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경우 희소성까지 부각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포애드원이 부동산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에서 입주를 마친 아파트(임대주택 제외) 3만1437개 단지 가운데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는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 단지수를 살펴보면 △300가구미만 2만653곳 △300~499가구 4374곳 △500~699가구 2435곳 △700~999가구 2186곳 △1000~1499가구 1154곳 △1500~1999가구 432곳 △2000가구이상 243곳이다.
이같은 희소성은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가격 상승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기 광명시 ‘철산 래미안 자이’는 2072가구 규모의 대단지인데, 이 단지는 지난 1년간(2019년 1월~2020년 1월) 평당 매매가가 5.4% 상승했다.
반면 인근에 위치한 445가구 규모의 ‘브라운스톤 광명2차’는 같은 기간 1.1% 하락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2752가구 규모의 ‘더샵 센텀파크’도 3.3㎡당 매매가가 동기간 무려 15.1% 상승했으나 인근 629가구로 이뤄진 ‘더샵센텀스타’는 0.2% 오르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단지 일수록 주거 편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우선 대단지일수록 단지 규모에 비례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들어설 수 있다. 또한 법정 기준에 따라 단지면적의 일정 비율 이상을 녹지로 확보해야 하는 만큼 단지가 클수록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인구 유입이 급격히 늘면서 교통ㆍ교육ㆍ편의 등 외부 주거환경 개선도 빠르게 이뤄진다.
올해 3월 입주 예정인 서울 양천구 ‘목동 센트럴 아이파크위브’는 304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경면적만 약 4만5000㎡에 달한다. 이는 국제규격 축구장의 6배 크기에 달하는 규모다.
내년 12월 입주를 앞둔 경기 의정부시의 ‘탑석센트럴 자이’도 2573가구의 대단지인데, 단지 내 키즈파크ㆍ게스트룸ㆍ사우나 등으로 구성된 약 5000㎡ 규모의 대형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세대수가 많을수록 분담하는 공용 관리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관리비 절감 효과도 크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 11월 기준 전국 1000가구 이상 아파트의 공용관리비는 ㎡당 1043원으로 가장 낮았다. 소규모 아파트(150~299가구, 1238원)와 비교해보면 18.6%(195원) 저렴한 셈이다.
이에 청약시장에서도 2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 북구에 분양한 ‘무등산 자이&어울림’(총 2564가구)은 평균 4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1순위에서 청약통장이 무려 4만6524건이 접수되며 광주 내 최다 청약자수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부산 부산진구에 선보인 ‘래미안연지어반파크’도 261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보다 규모가 3분의 1가량 작은 998가구의 ‘e편한세상 서면 더센트럴’은 인근 지역에서 분양했는데도 1순위에서 평균 6.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절반 수준의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분양을 앞두고 있는 2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신영이 오는 3월 울산 동구 서부동 일원에 ‘울산 지웰시티 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2개 단지로 조성되며 1단지는 지하 3층~지상 35층 9개동 1371가구(전용면적 59~84㎡), 2단지는 지하 5층~지상 37층 9개동 1316가구(전용면적 84~107㎡) 등 총 268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대우건설과 SK건설은 이달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일원에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림산업도 5월 인천 부평구 청천동 일원에 ‘청천2구역’(가칭)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총 5139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포애드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세대수가 많을수록 거래가 활발해 입주 이후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하다"며 "2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규모가 큰 만큼 경험이 풍부한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프리미엄에 따른 시세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