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폰지사기’ 주인공 매도프, 가석방 요청…“살날 18개월도 안 남아”

입력 2020-02-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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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징역형 받아 첫 11년 복역…나스닥거래소 회장 역임하기도

▲버나드 매도프가 2009년 1월 14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상 최악 폰지사기 주인공이자 150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매도프는 5일 가석방을 요청했다. 뉴욕/AP뉴시스
사상 최악의 폰지사기를 일으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버나드 매도프(81)가 가석방을 요청했다.

매도프 변호인은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에 매도프가 만성 신부전증과 고혈압 등 각종 질환으로 살날이 18개월도 안 남았다며 가석방을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보도했다.

그는 무려 피해 규모가 650억 달러(약 77조 원)에 달하는 폰지사기를 일으킨 것이 적발돼 2009년 3월 150년 징역형 판결을 받고 첫 11년을 복역했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트너의 연방교도소의료센터에 수감돼 있다.

매도프는 수십 년간 월가에서 활동했으며 나스닥거래소 회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신망을 받았던 인사다. 그러나 자신의 투자회사를 세운 뒤 은행과 기관투자자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상대로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인 폰지사기극을 벌였다. 그가 구속되고 나서 법원이 임명한 신탁 관리자가 120억 달러 이상의 돈을 찾아내 매도프의 고객들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매도프는 이날 나온 워싱턴포스트(WP)와의 전화 인터뷰 기사에서 자신의 거대한 사기극에 대해 후회를 나타내면서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은 손자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말기 환자로 지금 앓는 질병에는 치료법이 없다”며 “아시다시피 나는 이미 11년을 복역했으며 솔직히 말해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교정국은 매도프가 요청하는 이른바 ‘자비로운 가석방(Compassionate Release)’을 거의 승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말 형사법 개정으로 교도소 수감자들은 가석방 요청이 기각될 경우 연방판사에게 항소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것이 바로 이날 매도프가 시도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연방교정국은 지난해 12월 매도프의 가석방 신청을 거부했다.

매도프의 사기극에 휘말린 많은 사람의 삶이 망가졌다고 WP는 지적했다. 수천 명의 은퇴자가 자신의 퇴직금을 모두 날려 생계를 위해 다시 일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72세의 한 피해자는 “결혼식장 사진기사로 아직도 은퇴할 수 없다”며 “매도프가 가석방을 누려서는 안 된다. 그는 여러 사람의 삶을 망치고 영원히 바꾸었다. 어떠한 관용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매도프의 가족도 불행에 빠졌다. 매도프의 장남인 마크 매도프는 2010년 12월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으며 차남인 앤드루는 2014년 암으로 사망했다. WP는 장남을 포함해 매도프와 연관이 있는 4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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