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객에 신뢰ㆍ믿음 줘야"…현대차, 신종 코로나 여파 휴업 뒤 순차적 재가동 시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로 휴업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조업 재개 이후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을 만회해 고객에게 믿음을 주자"며 조합원을 독려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12일 '신종 코로나가 노사 생존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제목의 소식지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고객이 없으면 노동조합도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노사는 고객에 신뢰와 믿음을 줘야 한다"며 "노사 생존을 위한 노동조합의 호소에 조합원들이 경직된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품 수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회사는 고객들의 조기출고 요구가 많은 팰리세이드, GV80, 그랜저, 투싼을 중심으로 부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품 협력업체와 협업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노조는 사측이 부품 협력사에 1조 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한 결정에 대해 "협력사는 함께 가야 할 동반자"라며 "이번 조치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조합원에게 생산성 만회를 강조한 점은 과거 모습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노조는 임금 교섭 때마다 파업을 반복해 지나치게 이익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에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 건 올해 1월 실리 성향 집행부가 출범하면서부터다. 이상수 신임 지부장은 선거 당시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기도 했다.
새 집행부는 출범식에서 "4차 산업과 친환경 차량 등 산업 변화에 맞춘 회사의 공격적인 투자를 노조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노조는 변화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생산라인이 휴업에 들어가게 되자 "사측이 조업 정상화를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면 노조는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사태처럼 국가 위기 상황에 노조 이기주의는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노사 상생으로 희망을 주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신종코로나 사태로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 생산이 멈추면서 부품 수급이 끊겨 순차적인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는 일부 라인의 재가동을 시작한 상태다.
11일에는 GV80과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12일에는 울산 4공장과 5공장 각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이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에서 공급받는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완전한 조업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