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광풍이 보험주까지 흔들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치인과 엮여 움직이는 종목은 많았지만, 금융주인 보험사마저 테마주로 엮어 움직인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정치 테마주를 엄벌하겠다고 경고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A손해보험사 우선주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 시작 초반까지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 급등 이유는 A사 대표가 한 거물급 총선 출마자 B와 같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다. 계열사인 A생명보험사 대표 역시 공교롭게도 같은 대학 출신이었다.
하지만, A사 관계자는 “회사는 특정 정치인과 일절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A사 대표와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A사 대표는 지방의 한 고등학교 출신으로 B와 고교 동문이 아니었다. B의 과거 고위공직자 재산공개목록에서도 A사와 연관된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A사 우선주 상한가는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 패턴인 셈이다.
보험주는 업종 특성상 보수적인 주가 움직임을 보인다. 향후 주가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지난해 보험사는 저성장과 수익 악화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주요 보험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10~30% 후반의 당기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도 생명보험사는 수입보험료 감소와 시장 금리하락,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악화와 수익 악화로 역상장이 불가피하다. 테마주로 얽힌 보험주를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당국 역시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의 가치와 관계없이 급등락하는 테마주 자체를 막을 순 없지만, 허위 내용을 유포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면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테마주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SNS와 블로그를 통한 풍문 유포와 주가 이상 급등 현상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의심 종목을 발견하면 조사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