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비즈니스 기회 상실…메이저 기업 불참에 불가피한 조치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WC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이날 성명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여행 등에 대한 우려로 개최가 불가능해졌다며 ‘MWC 2020’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WC가 취소되는 것은 33년 개최 이후 처음이다. MWC 2020은 오는 24~27일 개최될 예정이었다.
MWC는 매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행사로, 약 10만 명과 24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다. 특히 많은 기업이 MWC에서 자사 최신 스마트폰이나 차세대 이동통신망 5G 관련 신기술을 소개해왔다.
블룸버그는 이번 MWC 취소는 비즈니스 기회 상실과 막대한 비용 초래, 혼란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리서치 부문 대표는 “MWC 개최 취소에 크게 실망했다”며 “이 행사는 모바일 업계의 연중 이벤트 중 가장 큰 하이라이트다. 여기에 예산과 시간을 투자한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초 GSMA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에도 개최를 강행하려 했다. GSMA는 MWC 예산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대신 입장료로 최소 799유로(약 103만 원)를 받는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데뷔한 5G 서비스가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상용화할 예정이어서 업계에서 거는 기대가 컸다.
GSMA는 9일 “최근 2주간 중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출입할 수 없으며 행사장에서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주변을 추가로 소독할 것”이라고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속속 코로나19 우려로 불참을 표명하면서 결국 MWC를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우리나라 LG전자를 시작으로 5G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인 스웨덴 에릭슨과 아마존닷컴, 페이스북, 소니, 인텔과 시스코 등이 참가를 취소했다. 노키아도 이날 GSMA의 취소 발표에 앞서 “직원들을 코로나19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불참한다”고 밝혔다.
에릭슨은 지난주 참가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자사 부스에 수천 명의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령 코로나19 전염 위험이 낮더라도 직원과 방문객, 고객이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에릭슨의 부재만으로도 MWC 행사장에 미식축구 경기장보다 큰 공백이 생겼다며 취소가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스페인 제2도시 바르셀로나도 대형 이벤트인 MWC 취소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르셀로나 호텔이나 레스토랑 등의 MWC 경제효과가 4억9200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는 1만4000명 임시직 고용도 포함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MWC는 물론 전 세계 전시회와 박람회 중단이나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스위스 최대 시계업체 스와치그룹은 이달 하순 취리히에서 열 예정이었던 전시회 중지를 결정했다. 싱가포르는 11일 예정대로 에어쇼를 개최했지만 참여 기업이 줄어들어 회장이 한산하다. 3월 중순 홍콩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아트바젤 인 홍콩’도 취소됐다.
한편 우리나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수소모빌리티 쇼는 예정대로 내달 18일에 개최한다. 수소모빌리티 쇼조직위원회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수소산업진흥과 경제위축 최소화에 협조하기 위해 계획대로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행사를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