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박ㆍ연료전지, 1년만에 수익성 30~30% 성장
두산그룹의 124년 역사가 이어지는 동안 신사업 1.0세대 '맥주', 2.0세대 '건설기계'에 이어 3.0세대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온 셈이다.
16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전지박 업체 두산솔루스, 연료전지 업체 두산퓨얼셀 모두 지난해 10월 ㈜두산에서 분할한 지 1년도 안 돼 기대 이상의 첫 성적표를 받았다. 양사 모두 '2023년 연매출 1조 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솔루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700억 원, 영업이익 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4% 증가했다. 최근 대세인 5G용 하이엔드 동박,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지박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전지박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산은 2014년 룩셈부르크 전지박 회사 '서킷포일'을 인수하며 6년 전부터 전지박 사업을 준비해왔다.
서킷포일은 1996년 세계 최초로 전지박을 개발한 회사로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현재 헝가리 터터바냐 산업단지 내 14만4000㎡ 부지에 전지박 양산을 위한 공장을 짓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유럽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하반기부터 양산이 가능하며 연간 5만톤(t)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다. 전기차 한 대에 필요한 전지박은 대략 40㎏으로 약 125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두산 관계자는 "유럽에 전지박 양산공장을 구축하는 것은 유럽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동 시간 및 납기기한 단축, 품질 관리 등의 장점이 있어서다"라면서 "특히 동은 산화가 잘 돼 바다로 운송될 경우 녹이 금방 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를 주사업으로 하는 두산퓨얼셀도 지난해 4분기 19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43.3% 성장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54.5% 늘어난 2212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분할 직후인 4분기에만 5521억 원을 수주, 2년 연속 수주액 1조 원대를 달성했다.
두산그룹은 2014년 미국 클리어에지파워(CEP)를 인수한 이후 연료전지 사업을 꾸준히 성장시켰으며, 두산퓨얼셀은 물론 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의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DMI는 수소연료전지 드론 개발을 통해 기존 20~30분에 불과했던 드론 비행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크게 개선했으며, 수소드론으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두산은 DMI 뿐 아니라 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 등 성장 전망이 밝은 자회사(100%)들을 보유하고 있어 미래 혁신의 주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박정원 회장의 도전이 그룹 수익을 뒷받침하며 실질적인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주요 키워드로 '신사업 본격 성장'을 제시하며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로 대표되는 주력 신사업을 키워나나가며 시장을 선점해야 하고 협동로봇 사업은 물류업 등으로 활용도를 확대해 시장을 넓혀 갔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