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거부’ 손학규, 호남 3당 통합 합의문에 또 제동

입력 2020-02-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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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셀프 제명’에는 “깊은 유감”…“명백한 불법이자 원천 무효”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명시한 호남3당(바른미래당ㆍ대안신당ㆍ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합의문 추인을 재차 보류했다.

손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통추위 합의문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통추위가 지난 14일 마련한 합의문은 통합 이후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손학규ㆍ최경환ㆍ정동영 공동대표제를 실시하되, 청년ㆍ소상공인 세력과의 후속 통합을 마친 뒤 오는 28일 임기만료를 명시했다.

통추위 합의문 추인이 실패한 것은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손 대표는 호남3당 통합을 제안했던 지난 5일 “제3지대 정당 통합과 미래세력 통합이 끝나면 저의 역할은 거기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3당 통합이 이뤄지면 2선 후퇴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손 대표는 “3당 통합 후에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내가 그것을 책임지겠다”(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라며 통합 이후에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역시 손 대표는 “우리가 지금 지역정당을 회복하려는 것이 아닌, 구태정치로 돌아가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있다”며 거취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통추위가 마련한 합의문이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호남 3당’ 통합은 또 다시 불확실성에 놓였다. 손 대표가 끝까지 퇴진 요구를 거부할 경우 통합이 결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이 연쇄적으로 탈당한 뒤 대안신당ㆍ평화당과의 통합을 별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계 의원들의 ‘셀프 제명’에 이어 호남계 의원들까지 줄줄이 당을 떠나면 바른미래당은 사실상의 ‘원외정당’으로 전락한다.

한편 손 대표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셀프 제명’ 의결과 관련해서도 “깊은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비례대표 의원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지만, 당에서 제명을 당할 경우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해온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제명된 의원은 9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은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가칭)’ 창당 준비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손 대표는 “(셀프 제명은) 명백한 불법이며 해당 의원의 당적 변경은 원천 무효”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국회에도 이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을 향해서도 “과거 바른미래당 통합 당시 제명을 요구한 비례대표에게 ‘국민이 당을 보고 투표한 것이니 당의 자산이며, 나가려면 탈당하라’고 한 바 있다”며 “스스로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세력이 어떻게 국민의 대안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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