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월 중국 오가는 물동량, 지난해보다 170만 TEU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바닷길도 끊길 판이다. 중국의 원재료·부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가 늘면서 해운 물동량도 빠른속도로 급감하고 있어서다.
26일 글로벌 해운 전문 분석업체인 덴마크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노선 임시결항(blank sailing)이 늘고 있으며 이달부터 3월까지 중국을 오가는 전세계 물동량은 약 170만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TEU 당 평균 운임이 약 1000달러(약 122만원) 임을 감안하면, 전체 매출 손실은 약 17억 달러(약 2조700억 원)에 달한다.
프랑스 해운시장 조사기관 알파라이너 역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중국 1분기 항만물동량이 600만TEU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물동량의 0.7% 수준이다.
이에 중국 물동량 비중이 높은 국내 선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유일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중국 물동량은 최근 2주동안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다.
현대상선의 중국 물동량은 전체의 약 50% 수준이다. 이 회사는 컨테이너선 운송을 통해 전체 매출의 약 90%을 내고 있어 작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그나마 원양선사다 보니 중국 외에도 미주, 유럽 노선 등 또 다른 대안이 있으며 중국 물동량도 회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감소한 중국 물동량은 3월 초부터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며, 3월 중하순부터는 약 70~80% 가량 회복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금상선-흥아해운, 고려해운 등 중국 등 운항 노선이 근해에만 집중돼 있는 중견· 중소선사들은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들 선사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최대 80%에 달해 일부 선사들의 경우 사실상 영업이 올스톱 됐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컨테이너선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따른 중국 내수 부진으로 물동량이 대폭 줄어든 결과로 지난 21일 SCFI는 887포인트로 전주 대비 3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이에 지난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국내 선사의 올해 1분기 실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지역 물동량 감소로 시장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최근 들어 임원들의 급여를 10~20% 삭감하는 선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으로 기항하려던 선박들이 한국으로 다시 방향을 틀어 항만 내 화물이 쌓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업계 전반적으로 굉장히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곧 물량이 회복된다고는 하지만 사태가 진정될 시점 역시 불투명한 만큼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