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작년 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했다.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우한에 ‘봉쇄령’을 내렸다. 우한을 떠나는 항공편과 기차 등의 운행이 중단됐다. 우한과 외부를 잇는 도로마다 검문소가 설치됐다. 이에 더해 우한 당국은 이달 초 도시 내부에서도 아파트 단지 등 주거 구역별 ‘봉쇄식 관리’를 시행, 인구 이동을 최소화시키기도 했다.
지나친 중국 두둔으로 눈총을 사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러한 조처에 긍정적 평가했다. 최근 현지 조사를 마친 뒤에는 급기야 우한 봉쇄령을 두고 ‘세계가 빚졌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WHO 전문가팀을 이끈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는 “우한을 봉쇄한 덕분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며, “세계가 빚을 졌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특별한 시기를 지나왔고, 여전히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 정부는 역사상 가장 야심 차고 발 빠르다고 평가되는 대단한 범정부·범사회 접근법을 취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WHO의 이러한 평가가 국제 사회에서 큰 공감을 샀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와 전쟁해야 하는 만큼 세계 각국은 앞서 질병의 확산을 호전시킨 중국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는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롬바르디아주 등 11개 지역 주민에게 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TK) 최대 봉쇄’라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들끓는 여론에 여당은 “봉쇄는 지역 출입의 원천적 차단이 아니라, 방역 강화를 의미한다”고 거듭 해명한 뒤 사과했다.
국가 차원에서의 ‘봉쇄 전략’은 이미 보편적으로 쓰이는 대책이 돼 버렸다. 감염이 확산된 국가 및 지역에서 온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각국이 입국 금지 및 입국 제한 조치를 꺼내 든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 지역 사회 유입 및 전파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감염자가 속출한 한국을 대상으로도 이러한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는 국가는 총 16곳, 입국 절차가 강화된 나라는 11곳이다.
한편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은 최근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봉쇄령을 완화하고, 기업들 역시 조금씩 정상화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하지만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각지에 대규모 임시병원 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