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수출의 3분의 1·외국인 유학생의 38%·관광객의 15% 차지
서부 해안의 어부에서 기업,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호주 경제 거의 전 영역이 코로나19로 중국인의 발길이 일제히 끊기면서 심각한 침체로 고전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호주의 한 어업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일반적으로 춘제(설날)에서 3월 말까지 200만kg에 달하는 바닷가재가 잡혔으며 이는 금액상으로 1억2000만 호주달러(약 956억 원)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중국 손님이 사라지면서 어선 선장과 어부, 트럭 운전기사에서 화물 포장업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일이 없어 놀고 있다. 이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탄했다.
호주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로 꼽힌다. 전체 무역에서 중국 비중은 4분의 1에 육박하며 수출에서는 3분의 1에 달한다. 중국인은 외국인 유학생의 약 38%, 관광객의 1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시드니 소재 싱크탱크 로위인스티튜트의 리처드 맥그리거 선임 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일에 대해 현재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치적 긴장이 아니라 공중보건 위기로 이런 일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우리는 호주 경제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또 관광과 교육 등에서 고객 기반을 다양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항구에는 중국으로 보내져야 하는데 아직 현지에서 승인이 안 떨어져 갈 곳 잃은 컨테이너가 2만1000개 이상 쌓여져 있다.
퀸즐랜드 북부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정글투어를 운영하는 한 기업가는 “지금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관광은 물론 유통과 소매, 운송,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여러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이 기업가가 운영하는 관광업체는 200명 이상 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였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톰 투헤이는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위기에 몰렸다”며 “정부가 지금의 충격에 대비한 완충망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런 완충망은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고 수많은 일자리와 다시 시작되기 매우 어려운 기업들을 살렸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호주에서 4번째로 큰 수출산업인 교육도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시드니대학은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1만5000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제한으로 들어오지 못하자 비상에 걸렸다. 중국 부모들은 호주 교육기관에서 자녀들을 빼내 8월이나 9월에 새학기가 시작되는 영국이나 캐나다로 보낼 수 있다.
과거의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중국 학생들은 매우 귀하게 자라왔다. 그만큼 유학생 중 가장 풍족한 그룹이 중국 유학생들이다. 이들이 사라지면 학교 인근의 가페나 레스토랑, 숙박시설 모두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