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경영권 분쟁, 한진칼 주식 유동물량 급감

입력 2020-02-28 15:4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올해 들어 한진칼의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남매 간 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양측이 지주사인 한진칼의 주식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면서 장내 거래 가능 유동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골드만삭스 창구를 통해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에 11만2668주를 사들인데 이어 26일에 45만4881주, 27일에 50만6002주, 28일에 40만8808주 등 4거래일 동안에만 148만 주 넘게 매입했다. 지분율로 하면 2.5% 정도다.

CS 창구를 통해서도 지분 매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주로 델타항공이 사들이는 창구였던 만큼 이번에도 델타항공의 매입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20~21일 한진칼 지분 1%를 산 데 이어 25~26일 지분 1%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항공의 한진칼 총 보유 지분은 12%로 늘었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면서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는 모양새다. 때문에 증시에서 한진칼의 유동주식도 빠르게 줄고 있다.

통상 유동주식은 발행주식에서 최대주주 지분 등 장내 유통이 제한된 주식을 제외한 거래 가능 주식을 뜻한다. 현재 조 회장과 특수관계자들, 조 회장 편에 선 것으로 알려진 델타항공과 카카오 등이 39.25%를 가지고 있고,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36.6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2.9%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모두 합하면 78.8%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의 지지세력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며칠 사이 확보한 2.5% 가량의 지분을 합칠 경우 유동주식은 20%에 미치지 못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양측 외에 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도 5%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진칼의 실제 유동 주식은 1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항공은 2018년부터 대한항공과 항공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업인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공동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때문에 조 회장이 회사를 계속 경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위해 델타항공은 공정거래법상 기업 결합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15%까지 지분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유동물량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유동물량이 줄면서 한진칼 주가는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진칼 주가는 28일까지 6거래인 연속 오르며 6만7000원을 넘어섰다. 기업공개 이후 최고가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어느 한편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향후 한진칼의 지분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한다”면서 “한진칼은 지분경쟁 이슈로, 대한항공과 한진은 비핵심 자산 매각 혹은 사업부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