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투자시계도 멈춰 세울까

입력 2020-03-0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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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은 기자 (자료 이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엔 예외란 없는 모양이다. 기업의 자금조달은 물론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에 걸친 투자은행(IB) 업무에도 코로나19 여파가 몰아닥치고 있다.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고위 임원은 일주일에 평균 10회 정도였던 외부 미팅이 많아야 2회 정도 겨우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PEF 운용사는 ‘불요불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될 수 있으면 외부미팅을 삼가라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들 모두 사람을 만나고, 기업 실사를 가야 투자를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일정들이 차일피일 연기되거나 일정이 취소되니 속이 탄다고도 했다.

실제로 이미 진행 중인 여러 매각 건들도 코로나19 여파에 진통을 겪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코로나 확산 여파에 중국 등 각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미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수 무산설에 속앓이하다 애초 합의했던 매각가(645억 원)보다 150억 원이 깎인 가격에 가까스로 제주항공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할 경우 ‘투자와 회수’라는 투자시장의 선순환 고리가 깨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장전된 총알이 많은 PEF가 너나 할 것 없이 매물을 사들였지만, 지금처럼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 일로를 걷는다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려서 되파는 엑시트(투자회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들 PEF의 어려움은 곧 이들의 투자 결정 뒤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연기금이나 공제회 수익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M&A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시장 재편이나 기업 경영 효율성 제고라는 순기능이 있다. M&A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PEF는 한계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을 한다. 이들의 순기능은 기업과 산업 경쟁력으로 환원돼 국민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이는 최근 불거진 라임자산운용 사태에도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마냥 강화 기조로 선회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M&A 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문제를 일으킨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사후 책임을 강력하게 묻는 네거티브 규제 체계를 확립해 민간자본이 벤처를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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