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증시 강세에 힘입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국민연금이 미국 증시에서 IT 대기업 등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주식 투자가 365억 달러(약 43조5000억 원)인 것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거래 내역에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미 증시에서 AT&T와 페이스북, 제너럴일렉트릭(GE), 넷플릭스 주식을 늘렸다. AT&T 주식 85만5000주를 매수해 지난해 말 기준 약 803만 주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스북 주식은 35만8000주를 늘려 286만 주를 갖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AT&T 주식은 지난해 36.9% 급등했다. S&P500 지수 상승률 28.9%를 앞지른 수준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56.6% 급상승했다.
2018년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종목 상위 10개에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지난해 56% 상승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등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성장세 덕분이다. SEC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800만 주 이상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민연금 연간 운용수익률은 11.3%를 기록했다. 기금운용본부 설립 후 최고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가 경기부양 노력을 진행하고 각종 경제 지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해외주식 수익률은 30.63%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도 말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고무된 글로벌 증시 상승세 및 환율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에 166조5280억 원을 운용 중이다. 기금자산 736조 원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자산군별 세부내역은 올해 3분기에 공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해외주식 투자종목 10위권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애플, 아마존, 알파벳, 텐센트, 존슨앤존슨, 화이자, 오라클,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