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겜:뷰는 '이투데이의 게임 리뷰'의 준말로 다양한 게임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프로게이머를 준비한 기자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가감 없이 평가하겠습니다.
#인구 증가와 자원 고갈로 사람들의 눈이 우주로 향하는 요즘, 제2의 지구로 거론되는 곳이 화성이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 존재가 확인되자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물론 인간이 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 더욱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우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오늘 소개할 게임은 화성에서 경제적 성취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오프월드 트레이딩 컴퍼니'다. 3월 6일부터 13일까지 무료 배포하는 이 게임은 화성에 식민지를 개발한 뒤, 정부의 승인을 받은 회사들이 경쟁 회사들을 인수하고 독점 회사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화성에 그대로 이입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단순해 보이는 게임 구조…이면엔 치열한 전투가
처음 게임을 하면 상당히 평화로워 보인다. 자본주의의 치열함과 계략이 난무해야 하는데, 고요한 화성을 배경으로 건물을 올리며 발전만 하면 되는 것 같다. 자원을 개발하고 팔면서 이윤을 창출하면 되는 게임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자본주의 체제의 기본구조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특정 자원을 개발해 회사의 이익을 도모하고, 다른 회사의 주식들을 사서 인수하면 승리하는 게임이어서 고려해야 할 것이 제법 많다.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특정 자원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자원이 시장에 많이 풀리면 가격이 내려간다. 특히, 회사 유지를 위해 발생하는 부채를 무시하게 되면 회사의 주가가 내려가 상대가 내 회사를 인수할 빌미를 준다. 부채 관리가 상당히 중요한 셈이다.
군사들을 움직이면서 화려한 컨트롤로 상대 병력을 제압하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유리한 상황에서 자원을 사고파는 것, 부채 수준을 조절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암시장'에서 해적을 고용해 다른 회사의 보급로를 습격하거나 핵 공격으로 자원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계략을 시기적절하게 사용해야 승리를 맛볼 수 있다.
◇기업 이끄는 재미, 속도감 있는 전개 좋지만…
오프월드 트레이딩 컴퍼니는 실제 기업을 이끄는 재미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게임마다 자원의 배치나 양이 달라 승리를 위한 전략을 다르게 짜야 하고, 게임상에 특정 상품을 놓고 열리는 '경매', 암시장 활용 방법에 따라 전개도 달라진다. 게다가, 자원의 흐름에 따라 걱정과 환호가 오가고, (스티브 잡스처럼) 내가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한판이 그리 길지도 않다. 30~40분, 길어야 한 시간 정도라 전개가 빠른 편이다. 스타크래프트처럼 판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특징. 섬세한 컨트롤과 반응 속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머리를 잘 굴리면 승리하는 전략게임인 것도 장점이다. 한글화가 돼 있어 국내 유저가 게임을 어렵지 않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전개 양상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가장 높은 수준의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오프월드 마켓'을 지으면 승기를 잡는다. 오프월드 마켓으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이를 통해 돈을 모으고 상대 회사를 인수하면 끝이다. 일부 유저들이 처음 몇 판에 흥미를 갖다가 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나름의 전략을 요구하는 게임인데도 패색이 짙은 게임을 역전시킬 방법이 딱히 없다. 한 번의 실수가 부채로 연결되고, 그 부채가 증가하면 이를 뒤집을 묘수가 마땅히 없다. 자신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눈이 있고 전략에 자신이 있다고 자부할지라도 한 번 기운 판세를 뒤집을 수가 없다는 것.
◇유저의 평가 "경제 전략 그대로…신선하다"
몇 가지 단점이 있긴 하지만, 유저들은 '오프월드 트레이딩 컴퍼니'를 후하게 평가한다. 세계 최대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이 게임은 10점 만점에서 7.3점을 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체계를 게임에서 그대로 구현, 다른 어떤 게임이 주지 못한 신선함을 줬기 때문이다.
한 유저는 "다른 어떤 게임과도 다르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유저는 "전투가 없어 전적으로 기지 건설, 경제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방식의 장르"라고 설명했다.
※기자의 한줄평 ★★☆
"현실과 판타지의 절묘한 결합. 딱 거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