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영그룹이 지역 중소 제약유통사를 인수하면서 외형을 키우고 있다. 수도권 중심의 유통채널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시장 입지가 커지고 있다.
지오영그룹은 2002년 설립된 의약품 도매업체로 2007년엔 업계 최초로 자동화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2018년 연결기준 자산 규모는 1조1326억 원이다. 같은 해 매출액은 2조5762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500억 원 규모다.
지오영그룹은 지오영이 지주회사 격으로 전체 매출을 견인한다. 종속기업은 지오영네트웍스ㆍ대전지오영ㆍ호남지오영ㆍ제주지오영 등 10여 곳이다.
지오영은 글로벌 사모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2009년 골드만삭스PIA의 400억 원 투자를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2013년에는 앵커프라이빗에쿼티가 골드만삭스PIA 지분과 회사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1500억 원을 투자했다.
작년 6월엔 지오영의 재무적투자자가 앵커프라이빗에쿼티에서 블랙스톤으로 바뀌면서 주목받았다. 블랙스톤은 조선혜 회장과 ‘조선혜 지와이홀딩스’를 설립해 지분을 나누면서 1조1000억 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처럼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지역별 군소 제약유통사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전국적인 유통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지오영그룹의 실적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4년 1조4889억 원→2015년 1조7130억 원→2016년 2조477억 원→2017년 2조3232억 원→2018년 2조5762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관계사가 지역별 유통 거점으로 활용되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최근 5년간 별도 매출액은 2014년 1조123억→2016년 1조2076억→2018년 1조5768억 원으로 늘었다.
주로 그룹 내 매입이 이뤄지면서 내부거래 규모는 2014년 7763억 원→2016년 9641억 원→2017년 1조324억 원→2018년 1조1556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은 2014년 77%에서 2015년 84%→2016년 80%→2017ㆍ2018년 73% 수준으로 최근 5년간 평균 77% 수준을 보인다.
강원지오영ㆍ대전지오영ㆍ호남지오영 등 지역별 관계사는 지오영이 직접 구매한 의약품을 매입하고 지역별 영업을 전담하면서 지오영 매출에 힘을 싣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지역별 기존 도매업체를 사들인 전략도 유효했다. 그룹이 지역별 법인을 신설하기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작년 7월에 인수한 삼일약품은 여수 지역에서 연간 400억~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남부지오영으로 사명을 바꾸고 그룹사 네트워크를 토대로 물품을 공급받으면서 남부지역의 영업망을 전담하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 유통시장의 업황도 외형 성장에 도움이 됐다. 최근 의약품 도매업체의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자 재무건전성이 부실한 도매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이에 거래처들이 안정적인 공급을 선호하면서 대형 도매업체인 지오영의 시장 입지가 견고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는 판매 대금을 원활히 회수하고, 주요 납품기관인 요양기관 역시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원하면서 대형 의약품 유통업체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약국에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는 판매처로 지오영컨소시엄을 지정하면서 회사의 전국적인 유통망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국내 약국 1만4000여 곳과 대형 병원 50여 곳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