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3% 이상 급락하며 전일 상승분 반납…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0.9%선 붕괴
이번 주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에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뉴욕증시 변동성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가장 높은 상태라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진단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3% 이상 급락하면서 전날 상승분을 거의 대부분 반납했다.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3.58%, S&P500지수가 3.39% 각각 급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0% 빠졌다.
이번 주 시장 변동성을 살펴보면 다우지수는 지난주 무려 36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면서 ‘블랙위크(Black Week)’를 연출하고 나서 금주에는 매일같이 등락이 큰 폭으로 바뀌었다.
2일에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공조 대응할 것이라는 기대로 1300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전격적으로 인하한 3일에는 오히려 약 800포인트 급락했는데 4일 다시 1000포인트 이상 반등하고 나서 이날 반대로 급락한 것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2% 급락한 배럴당 49.99달러로, 지난 2017년 7월 이후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선이 붕괴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1.9% 내린 배럴당 45.90달러로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각국 정부의 감염 억제 노력에도 코로나19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0.9%선이 붕괴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9bp(bp=0.01%포인트) 하락한 1.543%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도 장중 0.554%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도 1.5% 상승한 온스당 1668.00달러로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시간으로 6일 오전 일시적으로 106엔 선이 붕괴한 105.97엔으로, 지난해 9월 4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로나19 공포에 안전자산인 엔화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의 제프리 군드라흐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하강 우려가 계속되면 금리가 단기적으로 제로(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마켓필드자산운용의 마이클 사울 CEO는 블룸버그에 “현재 시장 변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악화하면 안정을 찾는데 수 주가 걸릴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고 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나 경기악화와 관련, 유용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4~8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