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국내보다 해외 출점에 무게…향후 5년간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 확충할 것"
롯데그룹이 호텔사업에 힘준다. 국내 호텔업계에서 유일하게 해외 진출이 활발한 롯데그룹은 호텔 운영 규모를 향후 5년간 최대 2배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내 호텔업계는 글로벌 체인 호텔과 달리 해외 진출이 드문 편이지만,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무대에 이름을 올린 뒤 현재 해외 6개국에서 11개(러시아 4개, 베트남 2개, 괌 1개, 뉴욕 1개, 미얀마 1개, 우즈베키스탄 1개, 일본 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라는 브랜드가 익숙한 동남아를 중심으로 유럽 등 신흥 국가까지 새롭게 진출해 글로벌 체인 호텔만큼 인지도를 올리고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5일 실린 인터뷰에서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라고 말했다.
롯데호텔이 신규 오픈을 확정한 해외 점포는 총 3개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미국계 사모펀드 ‘스탁브릿지’와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 인수 계약을 맺어 6월 롯데호텔 시애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어 2022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L7을 열고, 2024년 호찌민에도 호텔 개관을 확정했다. 호찌민에 오픈하는 브랜드는 5성급 호텔일 가능성이 있지만, 롯데호텔 측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호텔 측은 “베트남은 현지 관광객과 한국인에게 두루 반응이 좋아서 추가 오픈을 확정했다. 시애틀은 미국 뉴욕에 호텔이 있는 만큼 서부에도 진출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진출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유럽, 인도네시아 등 신흥 시장 위주로, 또 유명 관광지 위주로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업계에서는 롯데호텔이 런던의 호텔 체인 매입을 추진 중이고, 입찰에 참여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롯데호텔 측은 “런던 진출은 고려한 적 있는 것이 맞고, 지금도 계속 검토 단계에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호텔은 직접 매입보다 부담이 적은 ‘자산 경량화(Asset Light)’ 전략 시스템인 위탁 경영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롯데호텔의 해외 진출 방식은 직접 투자, 임차, 위탁운영 등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초기엔 직접 투자로 해외에 진출했다가 최근 들어 위탁 운영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에 새로 오픈한 2개 점에 이어 올해 미국 시애틀에 오픈할 호텔 역시 ‘롯데호텔시애틀(LOTTE HOTEL Seattle)’이란 간판을 걸고 위탁 운영한다. 위탁 운영은 메리어트ㆍ스타우드 등 세계적 호텔 체인이 오래전부터 사용한 방식으로, 직접 투자로 인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호텔 측 관계자는 “다른 사업의 경우 선진 시장이나 신흥 시장 진출할 때 비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호텔은 위탁경영 시스템으로 진출할 수 있는 만큼 비용 부담이 덜하다. 롯데호텔도 브랜드 빌려주고 노하우 전수해주는 위탁경영 위주로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호텔은 당분간 국내 출점보다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19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호텔은 내국인과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5:5인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6성급 브랜드인 시그니엘은 코로나19 전과 후 크게 차이가 없지만 다른 브랜드 몇몇은 공실률이 90%까지 육박했다. 일각에서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 한 달 휴업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는데 당장 그렇게 한다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로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휴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호텔 신규 오픈과 관련해서는 “국내는 유명 관광지 위주로 신규 호텔 개관을 검토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신규 출점하겠다고 할 만한 곳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롯데호텔은 6월 시그니엘을 부산 해운대에 오픈하는데 이외에 국내 신규 출점 계획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