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신흥국 시장 대표주자인 ‘러ㆍ브(러시아ㆍ브라질)’ 펀드 수익률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국가의 반등 시점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추이를 면밀히 살필 것을 조언하고 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브라질 관련 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전일 기준 –16.30%,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11.32%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6.28%)나 북미 펀드(-4.55%)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이 멈추는 등 세계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브라질(철광석), 러시아(원유) 등 원자재 수출형 국가들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펀드 중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C5’ 클래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46%로 손실이 가장 컸다. 또 ‘미래에셋인덱스로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C-e(-16.70%)’, ‘신한BNPP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 C-e(-16.56%)’,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 C(-15.16%)’ 등도 수익률이 낮았다.
러시아 펀드도 부진에 빠졌다. 특히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C-e(-14.18%)’이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어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증권투자신탁 C3(-11.13%)’, ‘한화러시아증권자투자신탁 C(-10.80%)’ 등이 두 자릿수 손실을 냈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INDEX 러시아MSCI’ 수익률도 –13.17%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두 국가의 시장 반등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 전반이 어려워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반면, 러시아 증시는 기초 체력이 받쳐주는 만큼 상대적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러시아의 경우 재정 건전성이 탄탄해 유가가 급락했지만 재정수지는 크게 악화하지 않았다”며 “또 반기 배당을 실시하는 시장 특성상 배당 전 1~2개월간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등 계절적 요인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브라질은 통화적인 측면에서 최근 헤알화 하방 압력이 컸던 상황”이라며 “환차익 측면에서 외국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낮아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헤알화ㆍ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달 26일 장중 4.51헤알까지 급등하는 등 최근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를 위시한 신흥국 시장 반등은 4월에나 노려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도 결국 글로벌 추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증시가 다소 주춤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